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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다우지수 2만 돌파 초읽기…‘트럼프랠리’가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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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다우지수 2만 돌파 초읽기…‘트럼프랠리’가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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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지수 추이 / 자료=글로벌이코노믹DB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1886년 공식 출범해 올해로 130년을 맞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가 2만 돌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연말 중국과 미국의 무역마찰 가능성과 독일·터키에서 테러 소식이 잇따르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았지만 ‘트럼프 랠리’가 이어지며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연내 2만선 달성 소식을 기다리며 흥분했다.
현지시간 지난달 2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거래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1.56포인트(0.5%) 오른 1만9974.62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만 돌파까지 불과 25.38포인트가 남았다. 지난 1년간 13% 상승하며 3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보도도 잇따르며 ‘다우 2만 시대’가 확실시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연말연시 거래 실종과 달러화 가치 급등으로 수익 악화를 우려한 기업들이 이익확정 매도에 나서면서 다우지수는 2016년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전 거래일 대비 57.18포인트(-0.29%) 하락한 1만9762.60으로 장을 마감했다.

2017년 첫 거래일인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3대 지수는 트럼프 정권의 정책 기대감으로 상승했다.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9.16포인트(0.6%) 오른 1만9881.76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페이스북 등 시가총액이 큰 종목이 매수되며 전 거래일 대비 45.97포인트(0.85%) 오른 5429.09에 장을 마쳤다. S&P 500 지수도 11개 업종 가운데 10종목이 상승하며 전 거래일보다 19.00포인트(0.85%) 높은 2257.83에 거래를 종료했다.

그렇다면 올해 다우지수는 다시 반등에 성공해 2만선을 달성할 수 있을까.

“신드롬이 일고 있는 ‘트럼프 랠리’는 신기루에 불과하다”며 2017년 뉴욕 증시 약세 전망을 확신하는 부류와 상승장으로 기대하는 부류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올해 다우지수 2만 돌파는 무리”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다우지수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 각종 이벤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3월의 6547.05에 비해 3배 이상 뛰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증시 상승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의문이라고 전망했다.

◇ 라운드 넘버 감안하면 2만 달성 어려워
전문가들은 주가의 앞자리 수준이 변하는 것을 의미하는 ‘라운드넘버’(Round Number)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다우지수가 1만·1만5000 등 앞자리가 변할 때 6개월에서 1년간은 텀이 있었다는 것.

분석기관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글로벌 증시는 트럼프 당선 이후 6% 오르고 투자자들의 열기 또한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다우가 2만선에 다가선 것은 대형 호재가 아니라 모멘텀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정책 기대효과로 주가가 오르는 게 아니라 지수가 오르며 트럼프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뜻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다우지수가 2만을 넘어서도 큰 의미는 없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트럼프 랠리 효과가 충분히 나타났기 때문에 이제는 주가 자체보다는 경기 향방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

특히 지난해 다우지수 급등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 트럼프의 경기부양책이 올해 이행되기 어렵다는 것도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확장 재정정책이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2017년 말까지 트럼프 공약이 이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시장에서는 다우지수 2만 돌파가 아닌 ‘기대가 실제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고 금리만 오르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금융시장이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형 감세·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 트럼프 당선인이 모방한 ‘레이거노믹스’만 보더라도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취임 후 2개월간 6% 상승했던 주가는 1년 반 만에 14.6%나 하락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1~3월까지는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역시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는 신흥국에서 유출된 투자금이 미국시장으로 유입되고 그 일부가 일본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는 20일 트럼프 정권 출범 후 100일 동안 대규모 감세·인프라 투자 실현성이 높아진다면 주가는 상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증시는 올해도 상승세를 탈 것이다’ ‘다우지수 2만 달성 가시화’ ‘라운드넘버 영향으로 2만 돌파는 무리’ 등 각종 예측이 난무하지만 여전히 증시 향방에 대한 답은 내릴 수 없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통계학자인 어빙 피셔는 1929년 10월 15일 “미국 증시는 영원히 추락하지 않을 단계에 올랐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일주일 후 증시는 대폭락했고 이후 경제 대공황을 겪으며 다우지수는 88%나 떨어졌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