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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러시아 유화노선 시작도 전에 꺾여…기자회견서 푸틴 향해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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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러시아 유화노선 시작도 전에 꺾여…기자회견서 푸틴 향해 질타

“러시아 우리팀 아니다” 오바마 경고 무시한 트럼프…대러 외교 트럼프 정권 최대 아킬레스건 떠올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 사진=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출범일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트럼프 정권에 이미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던 러시아와의 관계에 금이 간데다 미국 언론과의 갈등도 한층 심각해졌다.

러시아 측이 트럼프 당선인의 성추문 정보 등 약점을 잡을 수 있는 정보를 입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그간 부정해 온 러시아의 대선 개입 사실을 인정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의 대 러시아 유화노선은 시작도 전에 꺾였다”고 진단했다.

특히 언론에 대한 트럼프의 대응은 최악이라는 반응이다. 차기 정권의 수장인 대통령 당선인의 인품과 주요 정책을 확인하는 대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를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욕하는 독선적인 인물로 비춰지기에 충분했다는 것.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질문을 던진 CNN 기자에 대해 “넌 조용히 하라”고 소리지르며 “당신네 회사는 끔찍하다”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외신들은 “거슬리는 점이 있으면 내키는 대로 욕하고 소리지르는 것이 트럼프의 방식”이라면서도 “그것이 핵미사일의 버튼을 쥐고 세계 정치경제 질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미군 최고 사령관이라면 얘기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나선 이유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관계가 좋지 않았던 오바마 대통령과 다른 행보를 보이기 위한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이유가 그것뿐이라면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자신의 약점을 쥐고 있다는 사실을 트럼프 당선인이 알고 있었다면 이야기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들은 기자회견 내내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던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 요구되면서 압박이 심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트럼프 당선인은 그간 ‘근거가 없다’며 전면 부인해 온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에 대해 “러시아가 미국을 해킹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공식 인정했다.

“푸틴은 해킹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개입을 시사한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은 어려워졌다”면서 “트럼프 정권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대러 외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0일 퇴임을 앞두고 고별연설을 한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편이 아니며 신뢰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한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하려 의도했으며, 개입을 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우리는 같은 팀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푸틴은 우리 팀이 아니다”라고 마지막으로 경고했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