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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다우지수 2만 시대…일본 시장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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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다우지수 2만 시대…일본 시장 영향은?

닛케이지수 2만 시대 열릴까? “트럼프 보호주의 정책 강화하면 1만8000 후반까지 하락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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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전후로 경제정책 기대감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안정세를 되찾은 일본 증권·외환시장이 다우지수 2만 시대라는 새로운 복병을 맞닥뜨리게 됐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선 이후 ‘트럼프랠리’ 직격탄을 맞은 일본에서는 엔화가치가 급락하고 주가는 상향곡선을 그리는 등 경제 전반이 요동쳤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강달러에 대한 견제 발언을 하자 그간 안정세를 되찾았던 엔화환율이 급락하며 엔화가치는 급등했고 주가가 반락했다. 달러 가치는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 증권·외환시장은 미국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미국의 통화정책에 변동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이 운용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안전자산인 엔화와 금 시장으로 몰려 자금 유입이 이어진다.

이런 이유로 일본 증권·외환시장에서는 트럼프 정권의 경제정책과 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개장 직후부터 매수가 이어지며 전 거래일 대비 155.80포인트(0.8%) 오른 2만0068.51에 장을 마감했다. 1896년 지수를 산출한 이래 첫 2만 돌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정권의 경제정책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주요 기업의 호실적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지난해 12월 20일 이후 약 1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통상정책이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출범 직후부터 그가 보인 행동력은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요 기업들의 결산실적이 좋았던 것도 경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 주식시장에서는 다우지수 2만 돌파가 일본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일본 주식시장에도 어느 정도 순풍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미쓰이스미토모에셋은 “환율·통상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닛케이지수 역시 상승곡선을 타며 올해 내에 2만 선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3.17포인트(1.07%) 오른 1만9260.67로 출발해 1만9402.39에 장을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344.89포인트(1.81%) 오른 수치다.

미쓰이스미토모에셋 관계자는 “미국 제일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뉴욕증시에서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는데, 이렇게 미국의 금리·주가가 계속해서 오르면 투자자들은 리스크온(위험선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상·환율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강세가 계속 유지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더 강경한 보호주의 정책을 주장할 경우 닛케이지수는 1만8000대 후반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큰 국가를 대상으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일본도 그 대상이기 때문이다.

반면 다이와증권은 올 봄에는 닛케이지수 2만 돌파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다우지수 2만 돌파에 따른 극적인 닛케이지수 반등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다이와증권 관계자는 트럼프 정권이 내세운 ‘미국 제일주의’ 경제정책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 기대감에 뉴욕증시는 강세를 보였지만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트럼프랠리가 정점에 다다랐던 지난해 12월 15일 엔화환율은 달러당 118.18엔까지 치솟았다”면서 “엔화환율이 118엔 이상 수준을 보이고(반대로 엔화가치는 하락)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이 연출되지 않는다면 수출 중심 일본 기업의 실적 기대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양호한 미국 경제를 배경으로 미국의 채권금리가 상승해 엔화가치가 하락하고 달러 강세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닛케이지수는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의미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대비 엔화환율은 달러당 113.36엔을 기록했다.

UFJ모건스탠리증권 역시 엔화환율이 달러당 114엔대까지 하락하지 않는다면 닛케이지수 강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관련 발언이 이어지며 경계감이 강해져 엔화 매도가 어려운 상황인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이 6월로 예상되기 때문에 엔화가치 하락·달러 강세 움직임은 4~5월 전에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일본 시장 관계자들은 당분간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엔화환율이 달러당 114엔 이하로 떨어져 달러 강세 현상이 다시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