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미국 정부가 기술 유출을 이유로 중국·대만 인수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궈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자’라는 협상 카드를 내밀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콘은 지난달 29일 마감된 1차 입찰에서 참가기업 중 가장 높은 3조 엔(약 30조4761억원)을 제시해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중국 계열에 도시바 반도체사업을 넘길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본 정부가 ‘매각중지 명령’을 발동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신문은 “궈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취임 100일을 맞았지만 지지율 하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투자’를 내세워 협상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궈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주선한 것은 손 마사요시(孫正義·한국명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손 회장은 폭스콘과 일본 금융기관과의 연계에 나서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는 “폭스콘이 아이폰 생산위탁 관계에 있는 애플과 연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도시바 인수에 대한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며 “지난해 인수한 샤프와 공동으로 미국에 8000억 엔(약 8조1500억원) 규모의 패널 공장 신설 계획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4일 일본에 건너가 도시바 인수에 대한 SK의 강한 의지와 향후 전략을 제시하고 온 최 회장은 방문 성과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뭐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국·중국·미국·일본 등 글로벌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전은 판도를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1차 입찰은 지난달 29일 마감됐고 2차 입찰은 5월 19일 진행된다. 도시바는 6월 중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