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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시위대, 이틀째 대통령 집무실 점거...대통령 하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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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시위대, 이틀째 대통령 집무실 점거...대통령 하야 요구

정부 명령을 받은 병력들에게 물대포를 맞고 있는 스리랑카 시위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정부 명령을 받은 병력들에게 물대포를 맞고 있는 스리랑카 시위대. 사진=로이터
스리랑카에서 수천명의 시위대가 이틀째 대통령 집무실을 점거하고 현 스리랑카 대통령인 고타바야 라자팍사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스리랑카의 반정부 시위대는 극심한 폭우를 견디면서까지 거리에 나와 시위를 하고 있다. 시위대는 20년간의 라자팍사 가문의 권력 독점의 혐의를 들어 고타바야 라자팍사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으며 일부 시위대는 의회 전체를 해산할 것을 주장했다.
스리랑카는 몇 달간 식량난, 연료 부족, 정전, 고물가 그리고 디폴트 위기 등의 국가적 위기가 계속됨에 따라 민심이 폭발했다. 지난달 말부터 시민들은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며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고타바야 라자팍사와 그 형 마린다는 스리랑카 내전의 마지막 단계에서 타밀족 반군과의 전투에서 전공을 세워 스리랑카의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부상했다.

이후 라자팍사 가문은 마린다 라자팍사가 대통령직에 2번 재임하고 현 대통령인 고타바야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등 지난 20년 동안 스리랑카의 권력을 장악했다.

초반에 고타야바 스리랑카 대통령은 '강한 정부'를 표방하며 당선되었지만 표퓰리즘성 정책을 펼치고 막대한 돈을 찍어내며 인플레이션을 자극했다. 뿐만 아니라 외채 구조조정을 거부하고 외환보유고를 모두 소진하는 등 계획성 없는 경제정책으로 스리랑카의 경제 위기를 불러왔다.

거기에 더해 코로나 사태와 러시아 발 인플레이션이 겹치면서 스리랑카의 경제는 급격히 악화되었다.

9일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시위에서 시민들은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 집결해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콜롬보 북부의 순교자 묘지에서도 가톨릭 사제가 수녀, 신자 수백 명이 모인 집회에서 현 정부를 비판하며 "경제 위기에 책임이 있으며 2019년 발생한 '부활절 테러' 배후도 밝히지 못했다고" 연설 하는 등 반정부 정서가 스리랑카 전역에서 높게 유지되고 있다.

스리랑카는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고 대외 채무가 많다. 2019년 부활절 테러,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겹치면서 경제는 크게 타격을 입었다.

스리랑카 정부의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고는 19억3000만 달러(약 2조4000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스리랑카가 올해 갚아야 할 대외 부채 규모는 70억 달러(약 8조6198억 원)에 달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라자팍사 형제가 중국 차관을 빌려 건설한 항만 같은 시설들이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서도 부채 규모를 키웠다면서 무리한 차관 정책이 스리랑카의 경제적 위기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