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원숭이두창, 북미·유럽이어 중동까지 확산

공유
1

원숭이두창, 북미·유럽이어 중동까지 확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공개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공개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사진=뉴시스

예방 백신이 없는 희귀 감염병 원숭이두창이 무섭게 확산하고 있다. 최근 유럽과 북미에서 감염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더니 중동까지 감염 지역을 넓혔다.

연합뉴스는 21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언론을 인용 30대 남성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텔아비브에 있는 이치로프 병원에 따르면 최근 서유럽을 여행하고 귀국한 이 남성은 원숭이두창 의심 증세로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원숭이두창은 중부, 서부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병했으나 최근 몇 주 사이에 유럽과 북미의 여러 나라에서 확인되고 있다.

영국과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웨덴, 스위스 등 유럽 10개국과 미국, 캐나다, 호주가 발병 사례가 보고된 국가다.

이와 관련 나이지리아 과학아카데미 원장을 지내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몇몇 자문위원을 맡는 오예왈레 토모리는 "나는 어이가 없다. 매일 깰 때마다 더 많은 나라에서 감염 소식이 들려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우리가 서아프리카에서 보던 확산 종류가 아니다. 서구에서 뭔가가 일어나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보건 전문가들은 이 질병이 성적으로 전염되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등에서는 게이 등 남성 간 성적 접촉으로 인한 감염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토모리 전 원장은 그러나 나이지리아에서 성적 전염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에볼라처럼 처음에 섹스로 전염된 것으로 알려지지 않은 경우도 나중에 더 큰 전염병에서 다른 형태의 확산을 보여 준 후 그렇다고 입증된 점에 주목했다.

원숭이두창에 걸리면 천연두와 마찬가지로 발열, 두통, 근육통, 임파선염, 피로감 등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수포와 딱지가 얼굴이나 생식기 등 피부에 생긴다.

치사율은 변종에 따라 1∼10% 수준이며, 최근 유럽 등 발병에서 현재까지 사망자는 없다.

현재 원숭이두창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은 없다. 그러나 ‘천연두 백신’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과거 천연두 박멸에 쓰인 백신이 원숭이두창에도 85%의 효과를 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이 기존에 없던 양상으로 확산되는 만큼, 현재의 상황을 가볍게 받아들여서도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