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전쟁 전문가 분석을 통해 미국 등 서방 국가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러시아 점령 지역과 나머지 우크라이나군 통제지역 간의 대치가 길어지면 두 지역 사이에 한반도의 남북대치와 같은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WP는 우크라이나군이 규모나 전력 면에서 현실적으로 러시아군에 밀리지 않는 '교착 상태'로 버텨내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최근 격전이 벌어지는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물리치기가 쉽지 않다"고 봤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최근 "러시아가 지휘체계 불안과 사기 저하, 군수 문제 등을 겪는다고 해도 동부 우크라이나 상황은 러시아 쪽으로 더 기울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러시아는 전쟁 초기 키이우 점령에 실패하고 목표를 '돈바스 공략'으로 변경했다. 이후 장거리 미사일 등으로 우크라이나 주요 거점을 파괴하며 점차 점령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서방은 우크라이나가 패퇴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지원 물자를 보내며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재 미국 대사 출신인 아이보 달더 시카고국제문제위원회 의장은 WP에 "교착 상태에서 미국에 주어진 것은 냉정한 선택지뿐이다. 우크라이나가 계속 피를 흘리도록 지원해주거나, 지원을 끊고 러시아의 승리를 감내하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원을 끊는 것은 우크라이나를 늑대 무리에 던져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김태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