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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주도 IPEF vs 中 관계 유지"…아세안 '계산'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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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주도 IPEF vs 中 관계 유지"…아세안 '계산' 분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3일 일본 도쿄 이즈미 가든 갤러리에서 아세안 정상들이 인도-태평양 경제 번영 프레임워크(IPEF) 출범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3일 일본 도쿄 이즈미 가든 갤러리에서 아세안 정상들이 인도-태평양 경제 번영 프레임워크(IPEF) 출범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23일 일본에서 인도-태평양 경제 체제의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아시아 태평양 패권 다툼에서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도전이 앞으로 더 거세질 것으로 본다. 미국과의 경제적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 결과로 미‧중 디커플링 경향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미국은 유럽 및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우방 및 파트너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새로운 국제 규범을 제정하여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 하고 있다.

대서양에서 미국과 유럽은 2021년 6월 25일 미국-EU 무역 및 기술 위원회(TTC)의 구성을 발표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10월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인도-태평양 경제체제(IPEF) 수립 구상을 처음 내놓았고, 2022년 2월 공식화하고 일본을 방문한 지난 5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IPEF 체제 구축은 중국을 봉쇄하기 위한 글로벌 경제 체제 구축을 향한 첫걸음이기도 하다.

IPEF는 아태지역 경제와 협력에서 미국에게 유리할 수 있다.

IPEF 출범 관련, 아세안 7개국이 동시에 창립 멤버로 합류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아세안이 중국 의존 일변도에서 변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IPEF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우위의 구도를 해체할 수 있다. 이제 아세안이 미국 주도의 새로운 국제 규칙에 합류한 것은 아세안과 관계를 강화하려는 미국 노력을 어느 정도 지지할 용의가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아세안이 완전히 미국에 유리하게 입장을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실제로 아세안(ASEAN)의 선택은 여전히 강대국 균형 접근 방식이다. 이미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아세안은 미국이 언제든지 자신들을 버릴 수가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협력 프로세스가 시작된 이래 아세안은 역사적으로 국제적 경쟁패턴 하에서 역내 협력의 ‘중심’을 전제로 지리 경제적, 정치적 전략적 위치를 십분 활용하려고 해왔다.

아세안은 고유한 위상과 성격을 살려 국제 및 지역 문제에서 강대국 정책을 활용하려고 한다. 아세안 7개국이 IPEF에 가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미국에 이득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인도-태평양 경제 체제 구축의 급속한 성격, 내용의 모호성으로 협상 의제의 선택 가능성이 높다.

아세안 국가들은 필요에 따라 더 이익이 되는 부분을 취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이제 미국에 전적으로 의지한다면 아세안은 현재 국제적 위상은 물론 지역협력과 지역 현안에 대한 자율권을 잃을 수가 있다. 아세안 국가들은 이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고 있다.

아세안 국가들은 IPEF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과 중국과 현재 거래하는 경제협력에서 얻을 수 있는 부분을 따질 것이다.

IPEF는 무역, ​​공급망, 청정에너지 인프라, 세금 및 반부패의 4개 기둥을 설정했지만 그 본질은 과연 아세안 국가들이 중국 시장을 버리고 미국을 선택할 경우 미국이 그 만큼의 시장을 허용할 것인가에 있다.

미국이 시장 개방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을 경우 IPEF는 힘을 잃게 된다.

현재 미국의 정치 생태계를 고려할 때 시장 개방 확대는 쉽지 않다. 일자리 문제와 제조업을 육성하려는 미국전략과 아세안에 시장을 추가 개방하려는 전략 사이에 충돌하는 부분이 발생할 수 있다.

아세안 및 기타 아시아 태평양 국가는 중국과 수십 년간 경제 무역 협력 및 가치 사슬 통합 이후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산업 구조, 가장 복잡한 공급망 및 가장 깊은 상호 의존 경제를 보이고 있다. 아세안은 그간 미국, 일본에 비해 중국과의 경제에서 관련성은 꾸준히 키워왔다.

중국은 2009년에 일본을 제치고 아세안 최대 상업 파트너가 되었다.

2020년 중국과 아세안 간의 전체 교역 규모는 대략 5200억 달러로 이는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계속 확대되는 무역 규모는 필연적으로 아세안에 대한 중국의 막강한 영향력을 반영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2019-2022년 동남아시아 현황 조사에서 동남아 연구소(ISEAS)에 따르면 중국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미국보다 이 지역에서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4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0% 이상이 중국이 가장 큰 경제적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미국에는 10% 미만이 동의한다. 45% 이상이 중국이 가장 큰 정치적, 전략적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약 30%만이 미국에 동의한다.

결론적으로 미국 주도의 IPEF의 미래는 중국에 달려 있다. 중국이 아세안 국가들을 우대해 더 많은 배당금을 제공하는 개방 정책을 계속 고수할 경우 중국과 아세안의 안정적인 협력은 지속될 것이다. 중국과 아세안 간 산업적 유대가 유지되는 한 중국과 아세안은 단절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아세안 국가들도 중국의 권위주의 정부 체제, 대만에 대한 군사적인 위협은 걱정하고 있다. 아세안의 평화공존과 공동운명 공동체 건설을 위해 미국의 국방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살아있다.

아세안 국가들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공급망과 가치사슬이 유지되는 것이 아세안 경제번영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하기 때문에 중국과 미국의 패권 경쟁에서 어느 한쪽으로 기울기보다 몸값을 최대한 키워가며 줄타기를 할 가능성이 더 높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