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대표적인 주식 작물인 옥수수와 밀의 가격은 각각 37%, 27% 급등했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의 주식이라고 할 수 있는 쌀 가격은 지속된 풍년으로 오히려 12% 정도 하락하면서 아시아 지역의 식량 안보를 지키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데이터에 따르면 5월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인플레이션은 미국과 유로존의 약 절반, 라틴아메리카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약 4분의 1 수준이었다. 은행은 이렇게 상대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부분적으로는 안정적인 쌀 가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쌀이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주된 이유는 올해 쌀 풍년이 들었기 때문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의 데이터에 따르면 쌀의 주요 생산국인 중국, 인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의 쌀 수확량은 거의 5억2000만 미터톤으로, 기록적인 수준에 가깝다. 또 이번에 전쟁에 휘발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주요 쌀 생산국이 아니란 점도 한 몫 했다.
높은 비료값과 연료가격은 농부들에게 여전히 큰 문제지만 많은 아시아 정부는 쌀 생산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해 안정적인 생산을 보장하기 때문에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 심각하다. 쌀은 물을 많이 사용한다는 점만 빼면 농사가 쉽고 소출이 안정적이게 나온다는 큰 장점이 있어 아시아 지역의 식량 안정성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품목이기 때문에 아시아 정부로서는 반드시 안정적인 생산을 유지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낮은 쌀 가격이 앞으로의 쌀 생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일본 농업부는 최근 많은 쌀 농부들이 밀과 대두 재배로 작물을 전환할 계획이라고 한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쌀 농부들이 땅콩과 토마토로 작물을 변경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값이 크게 오른 옥수수나 밀 대신 쌀을 동물의 사료로 이용하는 방안 등이 연구되고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