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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쌀이 구한 아시아 식량위기·인플레…풍년에 가격 12%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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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쌀이 구한 아시아 식량위기·인플레…풍년에 가격 12% 하락

안정적인 쌀 가격이 아시아의 식량위기와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사진=로이터
안정적인 쌀 가격이 아시아의 식량위기와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사진=로이터
서방국가들보다 아시아의 인플레이션이 비교적 낮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비교적 낮은 쌀 가격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대표적인 주식 작물인 옥수수와 밀의 가격은 각각 37%, 27% 급등했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의 주식이라고 할 수 있는 쌀 가격은 지속된 풍년으로 오히려 12% 정도 하락하면서 아시아 지역의 식량 안보를 지키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무역 및 시장 부문 부국장 요제프 슈미트후버( Josef Schmidhuber)는 "쌀이 현재 글로벌 식량 안보에 안정성을 제공하는 닻이다"라고 말했다. 작황이 비교적 풍부한 쌀로 인해 글로벌 식량 사정이 크게 무너지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쌀을 주식으로 먹는 아시아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어 이 지역의 식량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안 그래도 심각한 식량위기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데이터에 따르면 5월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인플레이션은 미국과 유로존의 약 절반, 라틴아메리카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약 4분의 1 수준이었다. 은행은 이렇게 상대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부분적으로는 안정적인 쌀 가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쌀이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주된 이유는 올해 쌀 풍년이 들었기 때문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의 데이터에 따르면 쌀의 주요 생산국인 중국, 인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의 쌀 수확량은 거의 5억2000만 미터톤으로, 기록적인 수준에 가깝다. 또 이번에 전쟁에 휘발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주요 쌀 생산국이 아니란 점도 한 몫 했다.

높은 비료값과 연료가격은 농부들에게 여전히 큰 문제지만 많은 아시아 정부는 쌀 생산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해 안정적인 생산을 보장하기 때문에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 심각하다. 쌀은 물을 많이 사용한다는 점만 빼면 농사가 쉽고 소출이 안정적이게 나온다는 큰 장점이 있어 아시아 지역의 식량 안정성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품목이기 때문에 아시아 정부로서는 반드시 안정적인 생산을 유지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낮은 쌀 가격이 앞으로의 쌀 생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일본 농업부는 최근 많은 쌀 농부들이 밀과 대두 재배로 작물을 전환할 계획이라고 한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쌀 농부들이 땅콩과 토마토로 작물을 변경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값이 크게 오른 옥수수나 밀 대신 쌀을 동물의 사료로 이용하는 방안 등이 연구되고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