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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일본엔화 하락 이유는 펀더멘탈 저가매수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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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일본엔화 하락 이유는 펀더멘탈 저가매수 주의해야"

일본 도쿄외환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달러와 엔화.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외환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달러와 엔화. 사진=로이터
JP모건의 일본 외환거래 책임자인 벤자민 샤틸이 일본 엔화 투자에 대해 경고하며 엔화 약세의 이유를 분석했다.

글로벌 금리 인상으로 일본 엔화는 폭락을 맞이했다. 엔화는 올해 달러 대비 약 15% 하락했다. 이는 주요국 통화 중 매우 안 좋은 성과다. 통화투자자들은 엔화의 하락이 통화 정책때문이라고 단순하게 판단하고 있다. 일본의 금리가 낮고 미국의 금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통화가 하락했다는 뜻이다.
엔화 하락이 계속되면서 낮은 가격의 엔화를 사야한다는 투자자들의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현재 불확실한 세계 경제 전망 속에서 싸고 안정적인 통화를 사는 건 언듯 듣기에 다른 자산에 대한 헷지 수단으로 매우 좋아보인다.

그러나 JP모건의 일본 외환거래 책임자인 벤자민 샤틸은 한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엔화는 확실히 약하다. 그러나 엔화는 지금 '정말' 저렴한 걸까?

그는 투자자들이 엔화가 심하게 저평가되었다는 주장을 조심해야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은 완전히 변화한 일본의 수출입 현환과 일본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일본 기업이 최근 10년간 공장을 해외에 유치하면서 일본이 계속 무역 적자를 기록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까지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첨단 기술과 제품을 수출하는 국가였지만 최근에는 수출하는 것보다 더 많은 전자 제품을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수입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서 일본은 지속적인 외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엔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다.

벤자민 샤틸이 주장하는 엔화가 안전자산의 지위를 잃은 이유는 또 하나가 있다. 바로 세계에서 엔화의 인기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엔화를 사용해 해외에서 고수익 자산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면서 외국 기업이 대규모로 엔화를 빌릴 필요가 감소했다.

일본 중앙은행의 데이터에 따르면 외국 은행이 도쿄로부터 엔차입(엔으로 대출을 받는 것) 하는 규모가 금융 위기 이전 최고점 보다 40% 정도로 하락했다. 사용처가 줄어들다 보니 엔화의 인기도 하락했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벤자민 샤틸은 지금의 엔화 약세가 투기 활동이 아니라 펀더멘털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엔화가 지금의 약세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엔화 절상의 시절로 돌아가려면 일본 무역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일본 공장을 다시 일본으로 되돌리는 것 등 많은 경제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또 다른 투자 전문가는 일본중앙은행인 BOJ의 신뢰도 하락도 엔화 약세의 이유라고 주장했다. 부풀려진 대차 대조표와 자국 국채의 거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중앙은행의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또 하락하고 있는 국제적 위상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성장의 주역인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일본은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잃고 있다.

일본의 2012년 연간 아세안 직접투자액은 148억5000만달러로 3위였지만 2020년에는 85억2000만달러로 6위로 밀려났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