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외신과 스리랑카 매체에 따르면 이날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의 대통령 관저 인근과 거리에서 수천명이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앞서 스리랑카는 외화 부족으로 식량, 의약품, 가스, 휘발유 등 기초 생필품도 수입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에 민생고를 견디지 못한 시민들이 올해 초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특히 지난 5월 초에는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더욱 격화됐다. 집권 라자팍사 가문과 현역 의원의 집 수십여채가 불타고, 이 과정에서 9명 이상이 숨지고 25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라자팍사 대통령이 야권 인사인 라닐 위크레메싱게 전 총리를 신임 총리로 임명하면서 시위 기세는 한풀 꺾인 상태였다. 하지만 기름, 의약품, 식품 등 생필품 부족난과 인플레이션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다시 시위가 확산했다.
민심의 분노는 라자팍사 가문으로 향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총리도 내정에 상당한 권한을 갖는 등 의원내각제 요소가 가미된 체제를 운용 중이다. 라자팍사 가문은 최근까지 이런 권력의 두 축을 모두 차지했었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4월12일 IMF 구제금융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를 선언했고, 지난2월18일부터 '공식적인 디폴트' 상태로 접어들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