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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중국, 아프리카 原電 건설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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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중국, 아프리카 原電 건설에 총력

외교적 영향력 확대‧풍부한 대륙 자원 확보 일환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 인근에 있는 쾨베르그 원자력 발전소.이미지 확대보기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 인근에 있는 쾨베르그 원자력 발전소.
러시아와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이 대륙의 풍부한 자원을 선점하기 위해 상당수 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해 원자력 발전소(原電)건설 추진에 집중하고 있다.

이 대륙의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는 지역적인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외교적 줄다리기와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 인근에 있는 쾨베르그(Koeberg)발전소는 현재 아프리카 유일의 원자력 발전소이다. 전력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원자력 발전에 눈을 돌리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러시아와 중국에서 파트너를 찾고 있으며, 빠르게 성장하는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하고 있다.

이집트는 수요일 카이로에서 북서쪽으로 300㎞ 떨어진 엘다바(El-Dabaa)에 있는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 착공에 들어갔다. 이 시설을 건설하고 있는 러시아 국영 로사톰(Rosatom)의 알렉세이 리카체프(Alexey Likhachev) 최고경영자는 이를 "아스완 하이댐 (Aswan High Dam) 이후 러시아-이집트 협력의 최대 프로젝트"로 불렀다.

2030년까지 전체 가동에 들어갈 이 발전소는 총 4800메가와트의 발전 용량을 갖춘 러시아 최고 수준의 가압경수로 4기로 구성된다. 이집트와 러시아는 2015년에 이 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모스크바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비용의 85%를 충당하는 250억 달러를 카이로에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중국은 충분한 전력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매력적인 잠재적 파트너가 되고 있다.

유엔은 2050년에 아프리카 인구가 약 70% 급증하여 25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이에 따라 에너지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국제 에너지 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보고서는 아프리카의 에너지 수요가 2030년까지 10년 동안 75%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으며 6억 명이 여전히 전기에 접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에는 현재 케이프타운 근처에 남아공의 괴베르그 공장인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가 하나만 있지만 다른 여러 국가에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인구 2억 명이 넘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인 나이지리아는 3월에 4000MW 원자력 발전소 입찰을 시작했으며 가나는 연말까지 신규 원자력 발전소 시설 부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두 프로젝트의 유력한 후보로 보인다. 관련 회사자료에 따르면 로사톰은 2012년 나이지리아 및 가나와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로사톰은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에티오피아, 금속 매장량이 풍부한 잠비아와 협력 협정을 체결했으며, 2017년 모로코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회사는 대륙의 원자력 엔지니어 양성을 돕고 있으며 잠비아와 르완다에 기술 교육 센터를 설립하기로 약속했다.

아프리카를 중요한 석유 공급원으로 보고 있는 중국 국영 원자력 발전소 업체들도 아프리카 대륙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 종합원자력그룹(China General Nuclear Power Group)은 2015년에 케냐와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협력하기로 합의했고, 중국 국가원자력공사(China National Nuclear Corp.)는 이듬해에 수단과 기본 협정에 서명했지만 이러한 계획이 어느 정도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졌는지는 불분명하다.

러시아와 중국에게 핵 협력은 자원이 풍부하고 가치있는 외교적 영향력을 제공할 수 있는 국가를 설득할 수 있는 강력한 잠재적도구이다. 지난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유엔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국가는 아프리카 50개국 중 절반에 불과했다.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며 감독이 중요하다.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기타 무장 단체는 많은 아프리카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원자력 시설의 폐기물이 잘못된 손에 넘어가도록 허용하면 방사성 "더러운 폭탄"이 생성될 수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리비아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국가들이 스스로 핵무기 개발을 추진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김세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