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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사우디, '대체재' 중국 등장에 우방 美와 '관계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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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사우디, '대체재' 중국 등장에 우방 美와 '관계 소원'?

사우디아라비아는 군사적으로는 미국에 의존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중국에 의존하는 등거리 외교를 펼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사우디아라비아는 군사적으로는 미국에 의존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중국에 의존하는 등거리 외교를 펼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사우디아리비아는 패권국인 미국이 자신들과 끊을 수 없는 우방이라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수십 년 동안 관계를 맺어 왔다.

하지만 ‘세월 앞에 이기는 장사가 없다’는 말처럼 이들은 이제 이혼 직전의 조정 기간에 놓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쌓인 정도 많지만 싫은 정도 누적이 된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로서는 그간 유일한 패권국인 미국이 떠날 경우 아랍의 평화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정과 안정이 위협을 받는다고 보고 괘씸해도 미국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

하지만, 빈살만 왕세자가 등장하면서 달라지고 있다. 할 말은 하는 관계로 변하고 있다. 이는 군사적 측면과 경제적 측면이 함께 작용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그간 무기의 절대 수입을 미국으로부터 해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국 무기 구매국가이다. 미군 주둔에 대해 항상 환영했다. 수 차의 중동지역 전쟁을 경험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군이 여전히 필요하다. 하지만 사우디는 미국이 아랍의 평화를 고려해 군사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이익을 더 우선시하는 셈법을 알아챘다.

그간 사우디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대안이 없어 미국의 눈치만 보았다.

하지만, 이제 군사적으로는 아직 미숙하지만 경제적으로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대체재 중국이 부상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생각은 바뀌기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그간 석유 수출의 1위가 미국이었는데 미국이 셰일가스를 개발하면서 자국 석유 수입을 줄이자 유일한 부의 원천인 석유 가격이 요동치는 등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제 사우디아라비아는 탈석유 시대를 대비하면서 재생에너지로의 대전환이 달성될 때까지 한 때 34조 달러 가치의 매장량을 가진 석유 자원을 효율적으로 판매해 비전 2030의 경제적 동력으로 삼으려고 한다.

중국으로서도 사우디아라비아는 일대일로의 핵심 축이다. 과거 일대일로가 육상과 해상 자원 부국이나 교통의 요충지에 자금을 살포하던 전방위 투자였다면 이제는 선택과 집중 단계로 나가려고 한다. 일대일로의 거점, 요충지역에 굳건한 발판을 마련하고 간접적으로 측면적으로 일대일로를 운영해 나가려고 한다.

이런 전략 변화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주목받는 위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을 접하고 있다. 이 해협은 세계 원유 석유 공급량의 30%를 차지하는 교통의 요충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최고의 산유국인 동시에 교통의 요충지이기 때문에 중국에게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다.

그런데다 사우디는 아랍의 맹주다. 이슬람교의 종주국 위치를 가지고 있다. 사우디는 중국에게 아랍과 이슬람교 우호적 관계 구축을 위해 필요한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 수도꼭지다.

특히, 14억 인구가 제조산업 국가로서 성장하기 위해 안정적 석유 공급처가 필요한데 미국과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에 적격이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2022년 상반기 동안 일대일로(BRI)에서 중국 투자를 가장 많이 받은 국가다.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은 대륙을 연결과 협력을 개선하고 실크로드 경제의 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중국 정부는 이니셔티브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국제사회, 특히 이니셔티브 경로에 있는 국가에 집중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와 천연가스 부국인데 천연가스가 재생에너지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어 중국은 약 46억 달러를 사우디 가스 개발에 투자했다. 이는 가장 높은 수치의 투자로 이라크가 그 뒤를 이었다.

사우디와 중국 간의 교역은 사우디 상품 수출이 5월에 384억 달러에 달해 작년 같은 달의 210억 달러보다 83.4% 늘어난 173억 달러였다.

사우디의 대중국 석유 수출은 5월 309억 달러로 2021년 동월 152억 달러에서 105.5%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5월 수출입 무역수지는 240억 달러로 지난해 동월 90억 달러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5월 비석유 수출(재수출 포함)은 74억 달러로 전년 동기의 58억 달러 대비 16억 달러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사우디의 대중국 수출은 51억 달러로 총 수출의 13.3%를 차지해 사우디의 주요 대상국이 되었다. 인도와 일본이 그 뒤를 따랐다.

중국은 사우디에게 이제 가장 많은 수출입을 하는 나라로 부상하고 있으며 군사무기 수출도 진행 중이다. 사우디가 글로벌 최고 무기 수입국인 가운데 대략 80%를 미국산으로 구입하지만 미국산이 충족해 주지 못하는 공백을 중국산이 차지하려고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이란을 2016년 1월 방문했다. 중국은 이 지역에서 “상생 협력, 공동 발전 및 중국-아랍 전략 및 협력 관계의 더 나은 미래 달성”을 강조했다.

이후 중국은 아랍 국가들과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무기, 장비 및 각종의 전문 기술에 대한 협력을 심화하고 합동 군사 훈련을 실시”할 것임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를 통해 중국은 군사 안보 협력, 특히 무기 거래 및 무기 공동 생산을 전체 중동 전략의 하나로 꾸준히 전개했다.

2016년에서 2020년 사이에 중국은 2011년에서 2015년에 비해 사우디와 UAE에 대한 무기 이전 규모를 각각 386%와 169% 늘렸다. 사우디와 UAE 무기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미국에 비해 여전히 미미하지만, 매매 수치 급증은 중국이 이 지역에 체계적으로 진입했다는 신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