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볼커 전 연준의장이 통화 시장에 대해 "달러가 하락하려면 달러를 하락시킬 다른 통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달러가 하락하려면 달러의 상승을 막을 다른 통화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라크만은 지금 현재 미국은 경기침체 우려 등 여러가지 경제적·정치적 문제가 산재해 있지만 다른 나라들의 경제 상태가 더 나쁨에 따라 달러화 강세가 적어도 내년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후 미국 경제가 과열과 인플레이션을 보이자 미국은 빠른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미국의 다른 국가들보다 빠른 금리 인상 전망은 외국 자본이 급격하게 미국으로 유입되도록 만들었다. 지금까지 달러 강세가 유지되고 있는 이유다.
미국 경제만 따지자면 미국 시장은 지금 경기침체에 들어서는 듯 보이고 금융 시장은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하락하면서 최악의 성적을 냈다. 그러나 막상 미국에서 벗어나 다른 국가에 투자하려고 해도 미국보다 더 좋은 전망을 보이는 통화는 보이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통화로는 미국의 달러, 유럽의 유로, 중국의 위안 그리고 일본의 엔화 등이 있다. 이 중 달러를 뺀 나머지 세 개 주요 통화는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는 달러보다 매력적이지 않다.
유로화를 분석해 보자면 글로벌 경제전문가들은 유럽 경제가 미국보다 더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러시아가 유럽 국가들이 의존하는 가스 수출을 차단하겠다고 압박하고 이탈리아가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휩싸임에 따라 유럽 국가들의 단기적 경제 전망은 매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제 불안정이 "2011년 유로존 부채위기를 보는 것 같다"고 평할 만큼 전망이 암울하다.
중국도 심각한 문제에 처해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코로나 무관용 전략은 중국 경제를 마비시키는 원인이 됐다. 이 정책은 중국 부동산 부분이 휘청이는 시발점이 되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문제가 있을 때마다 문제가 생긴 부분에 자금을 투입해 문제를 해결했는데 만약 이번에도 자금을 푼다면 중국의 위안화의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신흥국들은 상황이 더 나쁘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코로나 시기 세계적으로 시행된 국가 부양책 이후 부채가 급증한 신흥국들이 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그리고 자본 유출로 충격을 받게 되면서 다수의 신흥국들이 디폴트 위기에 처해있다.
라크만은 "다른 세계 경제가 미국보다 훨씬 나쁜 상황에 있기 때문에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는 달러가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달러 가치가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될 것을 전망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