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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쟁] 미국 '칩스법' 취약점은 과학·기술 등 분야 인력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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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쟁] 미국 '칩스법' 취약점은 과학·기술 등 분야 인력 부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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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미국은 반도체 기술 및 공급 역량 향상과 보호를 위해 칩스법을 처리했다. 하지만 칩스법의 맹점은 늘어나는 반도체 관련 설계, 소부장, 제조의 전 분야 일자리를 충족할 수 있는 과학, 기술, 공학, 수학(STEM) 분야 인재 확보다.

미국에는 팹 신규 건설이 붐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필요한 신규 일자리의 수는 대략 10만 개 정도다. 하지만 이를 메워줄 고급 STEM 출신 인력이 부족하다.

미국은 현재 미국에 기반을 둔 마이크로칩 공장에서 일할 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 분야의 박사 및 석사 학위를 충분히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이제 다른 나라보다 고급 STEM 학위를 취득한 본토 태생의 수혜자를 적게 배출하고 있다.

칩 제조업체들은 이미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TSMC는 올 9월 애리조나에 새로운 칩 제조 시설을 열 계획이었지만 부분적으로 인력 부족으로 인해 개장을 6개월 연기해야 ​​했다.

칩스법은 미국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는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국내 생산을 담당할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법안이 성안되기 이전에 많은 전문가들이 법안에 인력 양성 정책의 필요성을 지적했고, 특히 이민 개혁을 제안한 사람도 많았지만 허사였다.

칩스법 지지자들은 투자를 유인하는 조항들이 중장기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때문에 결국 미국 태생의 인재들이 STEM 분야에 진출하고 향후에 반도체 인력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장 문을 열거나 2~3년 내에 문을 열게 되는 팹에서는 인력난을 겪을 것이 뻔하다. 이미 인력난 해결을 위한 논의가 수차례 다뤄졌고, 일자리를 구하는 여성들의 증가를 감안해 여학생들의 STEM 분야 진학을 독려하는 방안도 있었지만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현재 미국 대학에는 STEM 분야 교육을 받은 외국 태생의 학생들이 많다. 이들을 미국에 머물 수 있도록 허용하면 반도체 회사들이 직면한 인력난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외신은 1990년 이후 반도체 생산 관련 프로그램을 전문으로 하는 외국 태생 대학원생의 수가 거의 3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 머무를 수 있는 옵션은 종종 제한적이며 비자 경로는 복잡한 과정에 놓여 있다. 2021년 기준 고용 기반 비자 라인에는 140만 건이 영주권 통과를 하지 못하고 대기 상태였다.

미국 본토에 팹을 운영하고 있는 인텔은 “점점 더 많은 직원들이 영주권을 기다리는 시간을 늘이고 있다”며 인재부족으로 공장 가동이 어려운 것은 차치하고 이들이 언젠가는 더 좋은 대우를 하는 다른 나라의 공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현재 외국인은 이미 미국에서 반도체 제조에 기여하는 부문의 많은 일자리에서 종사하고 있다. 반도체 역량 강화를 위해 공장을 증설하면서 정작 필요한 인재가 부족하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현재 중국은 70만 개 가량 반도체 일자리 가운데 절반만 채워진 상황이고 대만, 한국, 일본, 독일, 네덜란드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을 가진 나라들에서도 반도체 관련 인력난을 겪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