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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韓, 미‧중 갈등 속 ‘전략적 균형자’ 역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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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韓, 미‧중 갈등 속 ‘전략적 균형자’ 역할 해야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인터뷰
한-미 동맹, 韓의 근간이자 기본이라는 것 중국도 잘 알고 있어
그러나 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 시각에 불만 더 강해질 수 있어
美주도 경제안보동맹 참여하되 국익 관점서 윈윈게임 되도록 해야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
박승찬 중국경제연구소 소장(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은 다른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 갈등이 한‧중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는 국익을 위해 ‘전략적 균형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적 균형자’는 박 소장이 자신의 저서 ‘국익의 길’에서 제시한 단어다. 책에는 ‘한국은 미‧중 강대국 사이에서 실용 및 자강(自強‧自彊, 스스로 힘써 몸과 마음을 가다듬음) 외교를 해야하며, 미‧중 양국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미·중 신냉전 시대의 전략적 균형자가 되어야 한다’고 언급되어 있다.
박 소장은 “한‧미 동맹은 우리의 근간이자 기본이라는 것을 중국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런데 한‧미 동맹의 흐름이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의도를 따라간다는 분위기 때문에 중국이 한국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으며, 앞으로 불만의 강도가 더 세질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은 한국 정부가 칩4(CHIP4), IPEF(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등 자국을 고립시키려는 경제 협력체에 참여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응한다면, 이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중국 패싱’, ‘중국 디커플링(탈동조화)’ 등을 막기 위해 더욱 큰 목소리를 낼게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에 박 소장은 “한국으로서는 미국 주도의 경제 안보 동맹에 참여하되, 우리 국익의 관점에서 칩4(CHIP) 합의체와 같이 미국이 원하는 제로섬게임이 아니라 윈윈게임의 경제 안보 동맹이 되도록 해야 한다. 즉, 어느 것 하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게임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로서는 미국의 손을 잡거나 중국의 편을 들어주는 등 어느 것을 선택해도 우리의 국익을 담보할 수는 없다. 미국을 선택함으로써 잃게 되는 경제적 피해를 미국이 보상해 주지 않기 때문이며, 중국도 마찬가지”라면서, “한국은 미‧중 양국이 모두 필요로 하는 중견 선진국으로 성장했고, 양국 모두에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영향력이 있다. 이런 이점을 잘 살려낸다면 충분히 전략적 균형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박 소장은 “우리 기업들은 이제 기술경쟁력이 아닌 혁신경쟁력으로 중국에 대응해야 한다”면서, “하이테크 산업은 결국 인적자원과 자금 경쟁력으로 혁신이 가능하다. 따라서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하이테크 산업에서는 단순히 기술경쟁력 만으로는 중국과의 초격차 유지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므로, 속도와, 기술의 미래 지향성에 초점을 둔 혁신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