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유로화 추가 하락한다"…투자자들 순 공매도 포지션 증가세

공유
0

"유로화 추가 하락한다"…투자자들 순 공매도 포지션 증가세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로고 사진.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로고 사진. 사진=로이터


투자자들은 기록적인 에너지 가격으로 유럽 지역을 불황으로 몰고 갈 위험 속에서 2년 전 팬데믹 이래 유로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지난 금요일 미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 표현으로 지속적인 금리 인상 신호에 따른 미국 달러 강세도 반영되고 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유럽도 불황의 위협 뿐만 아니라 가파른 물가 상승에 대처하기 위해 통화정책이 장기간 긴축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 잭슨 홀 미팅에 참석한 이사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 집행위원과 프랑수아 빌로이 드 갈하우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도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투기꾼들은 유로화 가치 하락 베팅으로 유로화에 대한 순 공매도 포지션을 지난 주 4만2800건에서 8월 23일까지 4만4100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로존 경제가 전후 기록적인 위축에 빠질 것이라며 2020년 3월 첫째 주 투자자들이 8만6700계약의 순공매도 포지션 이후 유로화에 대한 최대 약세를 기록한 것이다.

유로화는 이미 15% 하락하여 지난 1년 동안 달러 가치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로 유럽에서 가스 및 전기 도매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지난 주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마크 맥코믹 TD증권 외환 거래 전략실장은 "지금 유로화는 순전히 유럽 에너지 쇼크의 영향에 따라 기능할 뿐"이라며 "유로화가 더 낮아질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단기적인 설정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치솟는 천연가스 가격은 비료 생산에서 유리 제조에 이르기까지 높은 가스 가격이 생산량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지, 유로존 경제에 얼마나 큰 타격을 줄 수 있는지를 재평가하도록 했다.

모건스탠리의 G10 외환거래 전략 책임자인 데이비드 애덤스는 유로화에 대한 베팅이 높아지는 것은 안전 자산으로서의 달러의 역할 그리고 미국이 천연가스 위기에 유럽만큼 노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반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화 약세는 더욱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며 에너지를 포함한 수입품의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유로존 소비자물가가 8월까지 기록적인 9%의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 유럽은행 정책 입안자들은 9월 8일 회의에서 0.75% 포인트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며 금리를 인상하는 속도를 높일 것을 제안했고, 슈나벨 유럽은행 집행위원은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서 통화정책 긴축 이전 에피소드보다 더 큰 '희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화 베팅의 한 가지 위험은 유럽중앙은행(ECB)가 금리를 인상해 유로존 채권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면서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 동안 유럽을 떠나서 미국과 다른 지역에 장기 투자하기 위한 '돈의 흐름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라고 애덤스는 말했다. 그는 유럽 투자자들에게 유로존 국채에 대한 투자로 인한 장기 수익은 환율 변동에 대한 위험회피 비용을 차감하고도 곧 같은 가격의 미국 채권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초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라보뱅크 제인 폴리 외환 전략 책임자는 "트레이더들이 예상 금리 인상을 지나치고 대신 유로존과 영국의 우울한 전망에 주목하면서 유로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이 파운드화에 대한 시장의 시각과 더 비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두려움은 이것이 한번 어려운 겨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적어도 2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시장이 이러한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로화는 아직 어떠한 상승 견인력도 얻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