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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 점령지역에서 각 집마다 찾아가 강제로 투표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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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 점령지역에서 각 집마다 찾아가 강제로 투표 집행

투표를 기다리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주민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투표를 기다리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주민들. 사진=로이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병합하기 위해 진행하는 투표가 시작된 지 4일이 지났다.

러시아는 이번 투표에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주와 자포리자 주의 러시아군 점령지, 그리고 동부 돈바스의 친러 분리주의 지역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이 자리잡은 도네츠크 주와 루한스크 주 일부 등 네 곳을 러시아로 병합하는 것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고 있다. 이 투표는 오는 27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투표에서는 현재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돼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에서는 '사기 투표'로 취급받고 있다.

현재 가장 최근 제기된 문제는 지역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주민들의 집을 찾아가 투표를 하도록 종용하거나 군인들이 주민들을 수색해 투표에 참여하도록 하는 등 강제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주민들이 투표장에서 투표할 때 주민이 체크한 부분이 그대로 보이는 투표용지를 선관위 직원이 보고 가져가서 투표함에 넣는 형식으로 투표한다는 점, 투표함도 투명 소재로 제작돼 안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온라인에 게시된 계시물에서 만약 투표를 거부하거나 '제대로'된 투표를 하지 않는다면 해당 주민의 이름이 '주민 명단'에서 제거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주민투표가 진행되는 루한스크 주의 우크라이나 주지사인 세르히 하이다이는 소셜 미디어에 "점령군 대표들이 투표함을 가지고 아파트에서 투표를 강요하고 있다. 이게 진짜 투표가 맞는가?"라고 게시했다.

또 러시아는 투표를 마친 해당 지역의 주민들의 모습과 기표한 내용을 방송사 카메라에 담아 그대로 송출하고 있다. 공개투표와 강제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은 러시아 군 관계자들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위협을 받은 채 투표해야 한다.
러시아의 언론은 해당 투표가 '러시아의 압도적인 승리'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4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합병된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번에 추가로 명시될 러시아의 영토는 '국가의 완전한 보호'하에 있다"고 명시했다. 사실상 이번에 우크라이나의 4개 지역을 강제로 병합할 것이며 만약 이 영토를 공격한다면 핵공격을 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미국은 25일 "러시아가 선을 넘으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