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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기업 긴급회의 소집 美 규제 피해 지원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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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기업 긴급회의 소집 美 규제 피해 지원 약속

컴퓨터 회로기판 위 반도체칩(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컴퓨터 회로기판 위 반도체칩(사진=로이터)
중국 정부는 지난 한 주 동안 주요 반도체 업체들과 잇따라 긴급회의를 소집해 바이든 행정부의 전면적인 칩 규제로 인한 피해를 평가하고 핵심 부문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이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는 미국의 대중국 기술수출 통제 조치 발표 이후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사와 슈퍼컴퓨터 전문가인 다닝정보산업 등 기업 임원을 비공개 회의에 소집했다고 전했다.
외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산업정보기술부 관계자들은 향후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불확실한 태도를 보였고,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해 많은 질문사항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향후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조심스러워하면서 국내 IT 시장이 영향을 받는 기업들이 계속 영업할 수 있도록 충분한 수요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많은 참가자들은 미국의 규제가 미국 기술으로부터 중국 경제의 의존성을 낮추려는 중국정부의 목표뿐만 아니라 반도체 산업까지 총체적으로 파멸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양쯔메모리 또한 해당 부처에 회사의 미래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규제 조치의 영향이 단적으로 드러난 사례가 바로 중국 AI 칩 제조사 비렌이다. 이 칩 설계 기업은 시총 27억 달러를 바라보며, 8월에 최초의 범용 그래픽 처리 장치를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컴퓨팅 파워에서 새로운 기록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비렌이 첨단 7나노미터 기술을 사용하여 자사의 칩을 생산하기 위해 대만 반도체 제조사 TSMC와 계약을 맺었으나, 현재 중국의 어떤 회사도 TSMC를 대체할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 TSMC는 바이든 행정부의 조치에 따라 비렌과의 협력 중단을 검토해야 할 단계가 되었다.

이에 비렌은 이런 논의에 대한 논평을 피하면서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변호사와 확인한 결과 규제가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문을냈다.

미국 기업들은 최고의 메모리 제조업체인 양쯔메모리를 포함한 유망한 기업에서 미국인 직원들을 철수시켰고 ASML 홀딩스와 같은 미국기업이 아닌 공급업체들도 현지 고객들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슈퍼컴퓨터 제조업체인 Dawning Information과 그 계열사인 하이곤(Hygon)도 계속해서 미국 실리콘기업의 대안을 찾는 상황이다.
로듐 그룹의 조던 슈나이더 애널리스트는 트위터에 "바이든의 새로운 반도체 칩 수출 통제는 중국 공산당의 과학기술 야망에 큰 타격"이라고 글을 남겼다.

바이든 행정부가 위협적으로 여기는 능력을 중국이 개발하는 것을 막으려는 지금까지 가장 공격적인 새로운 제한조치에 대해 중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시진핑은 지난 주말 당대회 연설에서 미국과의 기술 패권 다툼에서 승리하기 위해 기술 자립을 다짐했는데, 많은 사람들은 이를 중국이 AI와 칩과 같은 부문에 대한 정책 및 재정적 지원을 배가할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중국 지도자는 미국의 최근 움직임을 직접 언급하거나 새로운 지원 개요를 설명하는 데 그쳤다. 현재 보복 조치와 같은 고려는 언급이 없다.

이달 초 미 상무부는 반도체와 칩 제조 장비의 중국 고객 판매를 제한하는 전면적인 규제를 공개하며 중국 칩 산업 건설의 근간을 공격했다. 미국은 또 양쯔메모리와 나우라 등 31개 기관을 검증되지 않은 목록에 추가해 해외에서 하드웨어를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을 크게 제한했다.

마크 리(Mark Li)의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우리는 새로 발표된 규제들이 잘 고안되어 이전 규제들이 해결하지 못한 많은 허점을 방지했다"고 밝히면서 "중국은 반도체 기술에서 예전처럼 빠르게 발전하지 못할 것이고 아마도 성숙단계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반도체 단일 소비국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세계 반도체업계는 중국발 일부 보복조치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회사인 램 리서치사는 전체 사업의 약 30%를 생산하는 시장인 중국에서 수익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ASML은 수출 통제의 영향을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제시했다.

한편 중국 국내 기업들은 중국 화웨이나 ZTE처럼 가시적인 지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규제를 시행하느냐에 따라 그 영향은 반도체를 훨씬 넘어 전기차, 항공우주, 스마트폰과 같은 고급 컴퓨팅에 의존하는 산업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인텔에서 TSMC에 이르는 반도체 업계의 선두주자들은 세계가 잠재적인 경기 침체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가하는 불확실성에 최근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