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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유럽, 잃어버린 '반도체 칩' 시장 지배력 되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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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유럽, 잃어버린 '반도체 칩' 시장 지배력 되찾을까?

"규제 풀고 독창성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 필수" 한목소리
인피니언·글로벌파운드리 등 신규 공장 건설 계획 발표

유럽이 반도체 산업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규제개혁과 혁신이 절실하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이 반도체 산업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규제개혁과 혁신이 절실하다. 사진=로이터
유럽 ​​칩법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과거 영광을 회복시킬 수 있을까? 시장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하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도체 칩 경쟁력은 혁신, 생산성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유럽은 각종 규제로 인해 창의와 도전이 되살아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도체 칩으로 대표되는 기술 분야에서 유럽은 미국과 버금과는 경쟁력을 보였다. 반도체 강자인 한국이나 대만, 중국도 이 두 강자를 바라만 보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유럽의 경쟁력은 늙어갔다. 미국과 중국 GDP는 기술이 뒷받침하는 경쟁력 향상으로 GDP가 지속적으로 늘었다. 하지만 EU27 GDP는 정체를 보였다. 기술의 산업화가 각종 규제로 힘을 잃었다. 정체되었다.

디지털 혁명의 핵심 기술력인 반도체 칩에서도 이것이 재현되고 있다. 높은 비용과 매우 복잡한 공급망으로 인해 반도체 자급자족이라는 목표조차 달성할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다.

유럽은 한때 반도체 생산의 세계 강국이었다. 전체 칩 시장 점유율 44%를 차지했다. 전문성과 제조 능력은 난공불락인 것처럼 보였다. 이익을 찾아 투자 기회 증가와 인건비 절감을 찾아 2000년대 중반 동아시아로 공급망을 이전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EU에서는 각종 규제도 많다. 공장을 하나 지으려고 해도 환경문제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공정경쟁을 이유로 보조금도 지급할 수 없다.

물론 바뀔 수도 있다. EU 회원국들은 반도체 칩 생산 확대 자금을 지원하고 미국과 아시아 제조업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유럽 칩법으로 알려진 450억 유로 투자 계획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는 미국과 중국, 아시아의 반도체 칩 강국을 보며 달라졌다. 이 계획의 목표를 “반도체 기술 및 응용 분야에서 유럽 경쟁력과 탄력성을 강화하고 디지털 전환과 녹색 전환을 달성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0년 사이에 잃어버린 칩 산업의 경쟁력을 되찾기 위한 시도이다.

세계 칩시장에서 EU가 과거 영광을 회복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 될 것이다.

이후 독일 반도체 제조업체 인피니언은 약 50억 유로 규모 드레스덴 신규 공장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자사의 글로벌 웨이퍼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생산 시설에 최대 10억 유로를 투자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유럽에 발표된 가장 큰 투자는 최대 170억 유로에 달하는 마그데부르크에 있는 두 개의 반도체 팹에 대한 계획이다. 인텔에서 나온 것이다. 내년에 시작해 2027년까지 가동될 예정이다. 인텔은 또한 아일랜드에서도 제조 공간을 두 배로 늘리는 데 12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유럽 칩법과 대규모 칩 제조업체들의 투자가 칩 의존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올초 딜로이트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EU는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칩 공급량의 약 20%를 소비하는 순 수입국으로 제조량은 9%에 불과했다.

2021년 유럽으로의 총 반도체 수입량 수치는 불분명하지만 2020년 유럽은 다이오드, 트랜지스터 및 반도체 장치의 63%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이는 2017년 수입량의 두 배 이상이다.

칩 산업의 성장 규모와 새로운 공장이 건설될 수 있는 속도를 고려할 때 EU는 최선을 다해도 2030년까지 순 수입국으로 남을 수 있다

설계에서 생산, 조립, 테스트 및 패키징에 이르기까지 칩 제조는 실리콘 웨이퍼, 가스 및 화학 물질을 포함하여 약 300개의 재료를 사용하여 1,000개 이상의 단계로 구성된다.

대형 반도체 생산업체는 전 세계 최대 1만6000개 공급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공급망은 최종 사용자에 도달하기 전에 국경을 70번 건너고 한 지역이 세계 점유율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50개 이상의 관문을 통과한다.

따라서, EU가 세계 칩 시장에서 지배력을 되찾으려면 규제를 풀고 창의적 인재들이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미국이나 중국이 칩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관련 인재와 연구소를 육성하는 이유도 인식해야 한다.

EU 의회 조사국은 EU 칩법의 채택에도 불구하고 2030년까지 EU가 세계 칩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금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은 민주와 자유진영의 양대 축인 EU가 전반적 기술 혁신으로 경쟁력을 더 높여 글로벌 생산력에서 비중을 더 확대하기를 바란다. 미중패권 경쟁에서 EU가 미국을 더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

EU27 전체 GDP가 미국은 물론 중국에 뒤지는 것은 민주주의와 자유시장 경제 질서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EU27은 디지털 혁명시대를 맞이해 한시적으로나마 규제를 과감히 풀고 생산성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