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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2023년 대만 리스크 두가지, '중국 이슈'와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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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2023년 대만 리스크 두가지, '중국 이슈'와 반도체

반도체에 의존하는 대만 경제는 중국의 지속적인 위협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반도체에 의존하는 대만 경제는 중국의 지속적인 위협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대만은 섬나라다. 이 나라는 발전전략에서 우리와 차이점도 있지만 닮은 점 역시 많다.

거대 중국 본토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저축률을 높이고 교육에 투자를 확대해 생산성을 고도화하고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무역 위주의 경제를 유지했다.
높은 IT 기술과 수출위주 경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제조 산업 위주 성장 전략은 마치 우리나라와 흡사하다. 대만이 처한 환경과 생존 전략은 큰 시사점을 준다

2022년 대만의 GDP 성장률은 3% 내외이고 2023년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수출이 차질을 보이면서 2.8%로 미세하나마 성장률이 하락할 것 으로 추정된다.

대만의 경제는 반도체에 의존하는 바가 크며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다. 대만 해협의 긴장은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준다.

2023년 대만의 진로 앞에 나타날 수 있는 이슈를 미리 조망하면 우리 경제 정책이나 기업의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다.

◇2023년 대만에 닥칠 여러 가지 이슈들

2023년 대만의 진로 앞에는 미 하원의장의 방문 가능성, 군사 활동 증가, 미중 전략적 경쟁 고조 등이 해결 과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2022년에 대만은 중국이 8월 미국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의 방문에 군사적압박을 강화하면서 대만 해협이 격동의 한 해를 보냈다.

당시 중국은 대만 주변에서 일주일간 군사 훈련을 벌였는데, 이 훈련에서 베이징은 “대만 주변을 봉쇄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려 했다.

인민해방군은 이후 대만과 중국 사이의 비공식 경계선인 대만 해협을 내해라고 주장하며 중앙선을 가로질러 해군 함정과 군용기를 반복 파견했다.

실제 인민해방군은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에 71대의 군용기를 보냈고 이 중 43대가 중앙선을 넘었다.

인민해방군 동부 전역 사령부에 따르면 ‘타격 훈련’은 미국 도발과 대만의 미국에 대한 도를 넘는 결탁에 대한 대응의 일부다.

2022년 가장 큰 침입은 바이든 대통령이 12월 23일에 대만 군사 원조 100억 달러를 승인하는 국방수권법에 서명한 후 발생했다.

중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과 관련된 조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은 “우리의 오랜 약속과 하나의 중국 정책에 따라 대만이 충분한 자기방어 능력을 유지하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 중국 선임 애널리스트 아만다 샤오는 “진정한 위협은 중국이 대만 해협 중간선 주변에 군사 주둔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은 대만에 대한 안보 압박을 더욱 가중하고 있다. 군용기와 해군 함정의 압력이 이전보다 훨씬 강해졌으며, 중국의 군사적 압력이 커지면서 대만의 기동력이 줄고 있다.

또한 중국은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에 군용기를 보내는 것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훈련은 같은 빈도로 실시되지는 않았지만 때때로 더 큰 규모로 진행되어 대만에 엄청난 압력을 가하고 있다.

대만 해협 주변에 중국 군대가 주둔하면서 중국과 대만 군대가 서로 부딪힐 가능성도 높다.

중국과 대만의 해협을 사이에 둔 갈등은 자칫 의도하지 않은 충돌의 위험을 증가시킬 뿐이며 현재의 정치 환경에서는 어떤 종류의 작은 사건이라도 더 큰 사건으로 확대될 위험이 있다.

하지만, 대만과 중국은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의사소통 수단이 현재 없다.

따라서, 2023년에도 대만해협에서 대만과 중국의 긴장은 경제 침체를 포함하여 대만에게 가장 비중 있는 이슈가 될 것이다.

대만 해협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큰 파고는 미중 경쟁 가속화다. 미국이 ‘아시아로의 귀환’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하면서 미일 군사적 동맹이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 대만도 이 노선에 합류할 생각이다.

이는 남태평양과 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중국에게 큰 위협이고 도전이다. 미일 군사 동맹 강화와 대만의 합류는 대만 해협의 긴장을 가중시킨다.

바이든과 시진핑은 지난 연말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만난 뒤 두 강대국 사이의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누구도 경쟁이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중 경쟁은 앞으로도 당연한 일일 것이고, 대만은 여전히 ​​경쟁의 핵심 부분 중 하나가 될 것이다.

2023년 대만에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한 가지 가능한 사건은 매카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될 수 있다.

중국의 샤오 대변인은 “최소한 중국은 펠로시 대만 방문 이후와 같은 수준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방문 시기에 따라 수위는 달라질 수 있다. 방문 시기가 2023년 말에 이루어지면 대만의 2024년 대선이 코앞이기 때문에 중국이 대응 우위를 좀 완화할 수도 있다. 전쟁 공포감이 반중 정서를 자극할 수 있어서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중국과 원만한 관계를 선호하는 국민당이 다수 석을 확보했다. 2024년 초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반중이냐, 친중이냐를 두고 대만 국민들은 어느 한쪽을 선택할 수 있다.

대만 국민들은 경제를 가장 중요시하는 성향을 보이므로 중국은 대만 선거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중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대만 경제, 곧 대만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여론전을 펼칠 것이다.

대만의 현 집권 세력들은 미국의 글로벌 질서를 존중한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를 지지한다. 미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중국에 대한 투자를 회수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대만인 여론 형성에 큰 영향력을 주는 반도체 분야의 인력들이 중국에서 이탈하는 움직임도 주목할 사안이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대략 3500여 명의 대만 반도체 기술 인력들이 중국을 이탈하고 있다. 이들은 대만이나 다른 동남아시아,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이들의 이탈은 중국의 반도체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대만이 디지털 혁명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산업의 쌀’로 평가받는 반도체 분야에서 더 큰 혁신과 생산성 증대를 달성한다면 미국을 비롯해 우방국들이 대만에 대한 지원을 더 확대할 것이다.

대만 정부는 물론 기업인들은 반도체 기술 혁신에 사활을 걸 것이다. 경제안보는 물론 대만 생존과 직결되는 것이 반도체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전자와 나노 경쟁을 더 첨예하게 유도할 것이고, 시장에서 이들 기업 간에 경쟁은 생존게임으로 진화될 수도 있다.

2023년 대만 리스크는 곧 중국 이슈다. 중국과 경제적 상호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대만 혹은 중국 이슈는 바로 우리의 이슈이고 리스크다.

대만의 2023년이 경제보다 안보에서 더 큰 영향을 받을 경우 우리에게는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정부와 기업들은 찬찬히 고민해볼 일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