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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라틴아메리카 "중국 경제 재개 환영"…美·中 사이 실리외교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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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라틴아메리카 "중국 경제 재개 환영"…美·中 사이 실리외교 가능성

사람들이 페루 리마의 중앙 시장에서 중국에서 수입된 장난감과 기타 제품을 판매하는 가판대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사람들이 페루 리마의 중앙 시장에서 중국에서 수입된 장난감과 기타 제품을 판매하는 가판대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IMF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전체의 경제는 전 세계 GDP의 대략 5.26%를 차지한다.

코로나 직전에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의 GDP 규모는 5조6000억 달러였다.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에는 2019년 대비 –6.6%를 기록해 4조7000억 달러였고, 2021년에는 6.75% 성장해 다시 5조 달러를 회복해 대략 5조5000억 달러였다.
2022년에 GDP가 3.2% 정도 성장해 대략 5조7000억 달러에 도달할 전망이다. 2023년에는 전반적인 세계 경제의 부진으로 성장률이 1.3%로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긴축된 금융 여건, 상당히 상승했지만 이제 대체로 낮아진 원자재 가격, 세계 경제 둔화가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지역은 미국과 중국 경제에 크게 의존한다. 특히, 중국과 교역량이 경제 성장에 큰 영향을 준다. 그간 중국이 경제를 봉쇄함에 따라 경제 성장에 큰 부담이 되어 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중국이 경제봉쇄를 해제하기로 함에 따라 이 지역 경제 성장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 지역 경제 회복과 세계 경제에 다소나마 보탬이 될 수 있다.

◇중국의 라틴 아메리카 진출 확대


코로나가 유행한 2020년 또는 2021년에 중국의 이 지역 투자는 줄었다. 하지만, 이제 중국은 거의 3년간 봉쇄 이후 경제를 재개했다. 라틴 아메리카 일부 국가들은 이에 중국발 투자와 호황을 기대한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경제가 2023년 5.7% 성장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이는 라틴 아메리카 지역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를 촉발할 수 있다.

중국은 세계 석유의 16% 이상, 구리의 절반 이상, 철광석의 60% 이상을 소비한다. 지난해 코로나 제한이 해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을 때 구리 가격은 하루 만에 7%나 상승한 때도 있다.

시진핑은 2013년 취임 이후 11차례 라틴 아메리카를 방문했다. 칠레, 브라질,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멕시코, 페루, 베네수엘라 등 7개국과 전략적 파트너십(중국이 제공하는 최고 등급)을 체결했다.

중국의 라틴 아메리카 무역은 연평균 31%의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여 연간 약 4500억 달러로 라틴 아메리카 전체 GDP의 10%에 조금 미달한다.

중국은 현재 남미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이며, 모든 라틴 아메리카와 무역에서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남미에 약 170억 달러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했다. 라틴 아메리카 정부에 대한 1370억 달러 대출을 통해 중국 수출입은행은 이 지역의 주요 대출 기관이 되었다.

IMF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0년대 중반 이후 라틴 아메리카 FDI의 주요 원천이었다.

교역과 돈을 수반해 중국 출신들이 이 지역에 많이 거주하고 있다. 대부분 광둥어를 사용한다. 라틴 아메리카에 있는 중국인은 최소 140만 명이다. 이보다 훨씬 더 많을 수도 있다. 중국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백만 헥타르 이상 농지를 구입하거나 임대했다. 페루는 인구의 5%가 중국인이다. 중국인의 비율이 가장 높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직후 라틴 아메리카와의 무역이 연평균 31%로 성장했다. 연간 약 4500억 달러다. 현재 남미의 가장 큰 무역 상대이며. 칠레ㆍ코스타리카ㆍ페루 등 3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지난해 2월 에콰도르와 협상을 시작했다.

투자 포트폴리오도 크게 확장되었다. 라틴 아메리카 20개국이 BRI에 서명했다. 라틴 아메리카 정부에 대한 직접 대출을 제외한 중국 투자는 에너지 개발, 석유 정제 및 발전에 집중되어 있다.

현재 파워 차이나(Power China)는 라틴 아메리카 15개국에 5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BRI가 나타나는 곳마다 댐, 항구 및 철도가 건설된다.

중국의 투자 자금은 태양광 및 풍력 프로젝트, 특히 아르헨티나에 있는 라틴 아메리카 최대의 태양광에도 투입되었다.

아르헨티나ㆍ브라질ㆍ칠레ㆍ에콰도르ㆍ페루ㆍ우루과이 등 6개국들은 아시아 인프라 투자 은행에도 가입했다.

중국의 주요 관심은 원자재에 있다. 이 지역에서 수입하는 대부분은 대두, 구리, 석유, 기타 석유 및 우라늄이다. 리튬 구매는 멕시코와 리튬 트라이앵글 국가에서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는 세계 최대 리튬 매장량의 절반 이상 보유 국가들이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멕시코, 페루는 콜롬비아와 함께 수입 측면에서 중국에 가장 중요한 무역 상대다. 2020년 멕시코는 라틴 아메리카 국가에 대한 중국 총 수입의 41%인 735억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자원 부국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 대규모 투자를 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자원 부국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 대규모 투자를 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사진=로이터

따라서, 중국의 경제 재개는 이들 국가들에게는 중국발 혜택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중국의 경제 상승은 2000년대와 2010년대 초반의 상품 붐 동안 자원 확보에 대한 관심, 증가하는 부의 투자 및 글로벌 지정학적 야망에 의해 주도되었다.

BRI는 단순히 천연자원과 새로운 시장에 접근하는 것만이 아니라 지정학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무역 및 무역 의존도가 증가하면 지정학적 유대와 외교 정책 수렴이 발생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중국과 라틴 아메리카의 경제 유대 관계는 글로벌 야망을 추구하기 위해 취하고 있는 많은 단계 중 하나일 수 있다.

구체적으로,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한 움직임도 전개하고 있다. 대만을 고립시키고 대만을 중국의 일부가 아닌 것으로 인정하는 국가들과 무역과 투자를 거부하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라틴 아메리카 전체가 대만 주권을 인정했지만 이제는 8개국에 불과하다. 대만을 여전히 독립 국가로 인정하는 전 세계 국가의 약 절반이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에 위치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도미니카와 니카라과를 중국 편으로 돌리기 위해 대출 및 인프라 투자를 약속했다.

또한, 중국은 이 지역에서 군사 장비와 훈련도 준비 중이다. 2009년에서 2019년 사이에 항공기, 방공 레이더 및 소형 무기를 포함하여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에콰도르에 1억6500만 달러에 해당하는 군사 장비를 판매했다. 지역 전역의 경찰에도 장비를 판매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중국을 환영하는 이유


라틴 아메리카 정부는 중국 부상을 환영했다. 2000년대와 2010년대 초반에 브라질,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에콰도르와 같은 곳의 중도 좌파 정부는 중국의 투자와 대출을 가장 잘 수용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이데올로기적 이유가 작용했다. 미국 및 서구 금융 기관과 거리를 두려고 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자유시장 경제와 민주주주의 수용을 전제로 라틴 아메리카 정부들에 지원을 했고, 미국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지원을 끊었기 때문에 라틴 아메리카의 많은 정부들이 반발했다.

특히, 미국이 지원한 정부들이 부패와 부도덕으로 국정 운영에 실패하면서 라틴 아메리카의 많은 국민들도 미국이 지원하는 자국의 정치세력에 비판적 시각을 보인 것도 중국을 대안으로 보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라틴 아메리카의 정부들이 중국을 미국 대체국으로 점점 더 많이 보고 있기 때문에 최근 몇 년 동안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는 양자 간 자유 무역 협정 체결을 했으며 에콰도르, 우루과이, 파나마, 콜롬비아 및 니카라과도 유사한 협상 과정에 있다.

많은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은 더 이상 단일 경제력에 얽매이지 않으며 여러 파트너 사이에서 협상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2022년 초 BRI에 가입하는 대가로 아르헨티나는 수십억 달러의 중국 통화 스왑 및 자금 조달을 받아 IMF 단기 부채를 일부 상환할 수 있었다.

중국의 도전에 미국도 이제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투자를 재개하려고 한다.

◇중국과 라틴 아메리카의 미래


중국은 패권 전략 차원에서나 경제적 이유로도 라틴아메리카와 원만한 관계 발전이 필요하다. 미국과 글로벌 질서를 두고 갈등이 일어날 때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이 중국 편을 들어주기를 바란다. 세계 1위 GDP 대국이 되고 14억 인구가 안정적 삶을 살려면 식량과 원자재가 필요하다.

이 지역은 이런 필요를 달성하는 데 꼭 필요하다. 따라서, 중국은 경제봉쇄 해제 이후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 대한 투자나 교역을 더 늘릴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일부 라틴 아메리카 정치인들이 중국의 약탈적 대출, 환경과 인권에 대한 무관심, 토지 및 리튬과 같은 전략적 광물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는 점을 우려한다.

일부 라틴 아메리카 정치인들은 중국의 대출과 경제 지원이 종종 서구 금융 기관이 제공하는 것보다 탐욕스럽다고 주장한다. 중국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풀뿌리 반대도 지역 전역에서 커지고 있다.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와 같은 경제적으로 위험 국가에 대한 대출과 관련된 부담도 크다. 중국도 이제 경제 성장률 둔화 속에 보다 안정적인 투자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중국은 이런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모색할 것이다.

한편, 라틴 아메리카 입장에서는 미중의 패권다툼 속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일단 실리외교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GDP를 올리려면 더 좋은 조건을 내놓는 국가와 친밀한 것이 좋다.

확실한 미국 지지 국가인 멕시코와 일부 국가 외에 라틴 아메리카 주요국은 이슈에 따라 미국과 중국을 오가며 실리를 취하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행보가 라틴 아메리카 경제 회복이 도움이 될지 지켜보자.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