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 텍사스 반도체 공장, 내주 8조~9조원 보조금 받는다

미국 텍사스에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반도체 공장을 세우고 있는 삼성전자가 미 정부로부터 60억~70억 달러의 지원금을 받을 전망이다.

8일(현지 시각) 로이터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다음 주 내로 한국의 삼성전자에 60억~70억 달러(약 8조1330억 ~9조4880억 원)의 반도체 법 보조금 지급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나 러먼도 상무부 장관이 공개할 보조금은 삼성이 지난 2021년 발표한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170억 달러 규모의 칩 제조 공장 한 곳과 또 다른 공장 한 곳, 첨단 패키징 시설, 연구개발센터 등 테일러에 4개 시설을 건설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소식통은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테일러시 신규 공장의 칩 생산량을 늘리는 한편, 또 다른 미공개 지역에서의 후속 투자 계획을 통해 총투자액 규모를 440억 달러로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행정부가 삼성전자에게 지급하는 금액은 인텔과 TSMC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프로그램이 될 전망이다. TSMC는 8일에 보조금으로 66억 달러를 지급받았으며, 투자 규모를 25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세 번째 애리조나 공장을 추가하기로 미 정부와 합의했다.

이번 발표로 미국은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의 신규 공장과 투자 비용을 중국이 아닌 미국 내로 빠르게 유치하겠다는 반도체 및 과학 법의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함에 따라 이후 새로운 보조금 계획은 당분간 없을 전망이다.

앞서 2022년 미 의회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연구 및 제조 부문에 총 527억 달러의 보조금을 책정하는 반도체 및 과학 법을 통과시켰다. 또 의회는 보조금 외에 추가로 750억 달러 규모의 정부 대출 권한도 승인했다. 다만, 소식통은 삼성이 별도의 대출 지원을 받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반도체 법의 목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의 반도체 제조 부문 점유율이 1990년 37%에서 2020년 12%로 감소한 상황에서 자국 내 제조 비율을 끌어올리고 그에 따라 중국과 대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다.
한편, 소식통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삼성의 보조금 지급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며, 공화당 소속의 그렉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가 초청받았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주요 경합 주인 애리조나와 달리, 처음부터 공화당이 강세인 텍사스에서의 신규 투자 계획은 바이든 입장에서 큰 도움이 안 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