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경제계획 선구자 천윈 기념...차기 5개년 계획 청사진 논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경제계획의 선구자인 고(故) 천윈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며 공산당이 그의 유산으로부터 배울 것을 촉구했다고 14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국영 통신사 신화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13일 베이징에서 열린 기념 연설에서 "혼란스럽고 복잡한 난기류"에 직면했을 때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을 갖고 "객관적이고 철저한" 연구를 통해 중국 경제의 길을 개척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할 것을 당에 촉구했다. 시 주석은 1905년 태생인 천윈을 기념하기 위해 베이징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올해 말 열릴 연례 '중국판 콘클라베'를 준비하고 있는 당이 2026~2030년을 아우르는 다음 5개년 계획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국가 경제 개발 계획은 중국의 경쟁 우위를 강화하고 미국과의 경쟁에서 노출된 취약한 고리를 해결하는 청사진이 될 것이다.

중국 집권당은 일반적으로 10년마다 혁명 원로들의 생일을 기념한다. 현대의 지도자들은 당을 결집시키고 원로 정치가의 정치적 유산에서 영감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기념 연설에서 정책 우선순위를 엮어내는 경우가 많다.
시 주석은 1925년 당에 입당해 1995년 사망한 천윈을 "위대한 프롤레타리아 혁명가이자 정치가"라고 칭송했다. 그는 천윈이 "중국 사회주의 경제의 창시자 중 한 명"이며 공산당 1세대와 2세대 지도자들의 "핵심 멤버"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천윈의 "확고한 이상과 신념, 확고한 당 원칙, 실용주의적 스타일", "근면한 학습 정신"을 언급하면서 모든 당원이 배워야 할 "공산주의자의 고귀한 자질"이라고 설명했다.

"당의 대의가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천윈은 항상 냉정함을 유지했고, 철저한 고려를 바탕으로 독특한 통찰력과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시 주석은 말했다.

시 주석은 당원들에게 "이상과 신념"을 강화하고, 자신감을 쌓으며, "복잡하고 격동적인 환경에 직면하여 정치적 강인함"을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및 기술 경쟁에 갇혀 있기 때문에 외부 불확실성에 계속 직면해 있다. 중국과 미국의 협상가들이 무역전쟁에서 휴전을 연장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관측통들은 세계 양대 경제대국 간의 무역, 기술, 지정학적 경쟁이 계속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주석은 천윈이 중국 최초의 5개년 계획의 핵심 인물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당은 천윈이 경제를 관리하고, 당의 인재를 발굴하고, 부패를 단속한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이 "새로운 상황과 임무"에 적응하고, "경제 사회 발전을 지도"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사회주의 경제의 법칙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것을 촉구했다.

"우리는 꾸준한 속도로 더욱 포괄적이고 심층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고위급 개방을 단호하게 확대하며, 중국의 현대화에 더 많은 힘과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시 주석은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한 당에 천윈의 모범을 따라 "사실에서 진실을 추구"할 것을 지시하고, 당원들에게 폭넓고 장기적인 시각을 갖는 법을 배우라고 말했다.

그는 당원들에게 "과학적으로 미래를 계획"하고, 기회에 예리하게 대처하며, 도전에 맞설 용기를 가지라고 명령했다.

시 주석은 관리들이 경제 및 사회 발전의 새로운 상황, 문제 및 추세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조사와 연구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시 주석은 당 중앙 지도부가 15차 5개년 계획 제안서 초안 작성을 조직하고 있다고 발표하고, 계획 수립을 위한 1개월간의 온라인 공개협의를 시작했다.

정치 관측통들은 이번 공개협의 기간을 차기 당 총회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략적인 지표로 보고 있다.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위한 공개협의 기간은 일반적으로 당 총회보다 약 2~3개월 전에 개최된다.

청사진은 당 본회의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그 후 최종 승인을 위해 3월 연례 입법 회의에 제출된다.

이번 연설은 미·중 갈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중국이 차기 5개년 계획을 통해 경제적 자립성을 강화하고 대외 의존도를 줄이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천윈의 실용주의적 접근법을 강조한 것은 현재의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도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통해 경제 발전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