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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21억 달러 투입…13,000TEU급 친환경 선박 12척 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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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21억 달러 투입…13,000TEU급 친환경 선박 12척 발주

SK해운 인수 무산 후 자체 선대 강화로 선회
전량 LNG 추진선으로 건조…국내 조선 3사 수주 경쟁 예고
최원혁 HMM 대표이사 사장. HMM이 SK해운 인수 무산 이후 자체 선대 강화를 위해 약 21억 달러를 투입, 13,000TEU급 LNG 추진 컨테이너선 12척의 발주에 나선다. 이번 발주를 놓고 국내 조선 3사의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상된다. 사진=HMM이미지 확대보기
최원혁 HMM 대표이사 사장. HMM이 SK해운 인수 무산 이후 자체 선대 강화를 위해 약 21억 달러를 투입, 13,000TEU급 LNG 추진 컨테이너선 12척의 발주에 나선다. 이번 발주를 놓고 국내 조선 3사의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상된다. 사진=HMM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이 SK해운 인수 계획이 무산된 뒤, 자체 선대 확충으로 방향을 틀어 약 21억 달러(약 2조 9085억 원)를 들여 대규모 선박 발주에 나선다.

7일(현지시각) 조선 해운 전문 매체 트레이드윈즈와 조선업계에 따르면 HMM은 최근 HD현대그룹,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 3사에 13,000TEU급 컨테이너선 최대 12척의 건조를 제안했다. 이번 발주는 SK해운 인수가 최종 결렬된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컨테이너선 부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협상 난항으로 SK해운 인수가 무산되자, HMM은 자체 선대 확장 계획에 더욱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이번에 발주하는 13,000TEU급 선박은 20피트 길이 표준 컨테이너 13,000개를 실을 수 있는 중대형 선박으로, 세계 해운 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주력 선종이다. 선박 한 척당 가격은 약 1억 7500만 달러(약 2423억 7500만 원)에 이르며, 총 12척에 투입되는 21억 달러(약 2조 9085억 원)는 미래 경쟁력을 위한 HMM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 전량 LNG 이중연료 추진…친환경·효율 동시 확보
특히 이번에 발주하는 선박들은 모두 액화천연가스(LNG)를 주 연료로 쓰는 친환경 선박으로 건조한다. LNG는 기존 선박 기름보다 탄소 배출량을 25%가량 줄이고, 황산화물과 미세먼지는 거의 없앨 수 있는 대표적인 대체 연료다. HMM은 LNG와 기존 연료를 함께 쓰는 '이중 연료' 엔진을 채택해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환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트레이드윈즈는 "아시아의 거대 선사 HMM이 13,000TEU급 새 선박의 연료로 LNG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며 HMM의 친환경 전환 계획을 비중 있게 다뤘다.

◇ 2030년까지 선복량 2배 목표…세계 정상급 도약 발판

HMM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세계 해운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선제적으로 선대를 개편해 시장 지배력을 키우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발주가 성사되면 HMM의 선복량은 현재 약 92만 TEU에서 약 15만 6000 TEU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발주는 2030년까지 선복량을 두 배 이상 늘려 세계 정상급 해운사로 도약하려는 HMM의 장기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단계로 평가된다.

또한 새 선박에는 실시간 운항 정보 수집, 원격 관제, 연료 소모 최적화 등 가장 앞선 '스마트십' 기술을 대거 적용해 운영 효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정부 역시 해운산업 경쟁력을 높이고자 친환경 선박 구매에 보조금 지급, 금융 대출 등 지원을 병행하고 있어 이 계획은 순조로울 전망이다.

이번 발주를 놓고 국내 조선 3사 사이에 치열한 수주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HD현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모두 LNG 추진선 건조 경험과 기술력이 풍부해 가격, 납기 등을 놓고 겨룰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주가 한국 해운·조선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세계 무역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생태계 혁신의 중요한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