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마로스 세프코비치 대표-中 리청강 특사, OECD 회의 기간 긴급 통상 담판
1분기 대중 무역 적자 2년 전 대비 50% 폭창… ‘중국 충격(China Shock)’ 방어선 구축
수입 급증 시 쿼터·관세 즉각 투하하는 비상 안전장치 장전… 中 “강력하고 직접적 보복” 경고
1분기 대중 무역 적자 2년 전 대비 50% 폭창… ‘중국 충격(China Shock)’ 방어선 구축
수입 급증 시 쿼터·관세 즉각 투하하는 비상 안전장치 장전… 中 “강력하고 직접적 보복” 경고
이미지 확대보기EU 당국은 중국과의 대화 채널을 가동하는 ‘당근’을 제시하는 동시에, 수입 쿼터제와 관세 폭탄이라는 ‘채찍’을 동시에 휘두르는 실리주의적 통상 책략을 본격 전개하기 시작했다.
3일(현지시각) 브뤼셀발 글로벌 통상 외교 소식통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마로스 세프코비치(Maros Sefcovic) EU 무역 대표는 4일 파리에서 중국의 국제 무역 특사 리청강과 전격 회동한다.
‘중국 충격 2.0’ 한파 속 대화 간소화… 새로운 통상 플랫폼 조율
양측 대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급 회의 기간을 활용해 기습 회담을 갖고, 이달 28일과 29일로 예정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장관의 브뤼셀 방문을 앞둔 한 달간의 긴밀한 교류 타임라인을 조율할 예정이다.
현재 EU와 중국 사이에는 무려 60여 개의 실무 그룹이 난립해 있다. 브뤼셀 당국은 비효율적인 대화 구조를 관리 가능한 형태로 과감히 간소화하길 원하고 있으며, 중국 상무부 역시 ‘무역 및 투자 협의 메커니즘’의 신설을 논의 중임을 공식 확인했다.
다음 주에는 링 지 중국 유럽 담당 부상무장관과 디테 율 요르겐센 신임 EU 무역 사무총장 간의 브뤼셀 회동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EU가 이처럼 급박하게 통상 칼날을 매만지는 본질은 가혹하게 불어난 무역 적자 대차대조표에 있다. EU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의 대중국 무역 적자는 불과 2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 이상 폭창했다.
“가치사슬 상위 진입 막아라”... 긴급 안전조치(세이프가드) 포격 장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중국 수출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기술 가치사슬 상위로 치고 올라오며 제품 품질을 고도화하고 있다는 팩트를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중국 정부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과잉 생산 보조금 펀딩에 기반한 왜곡된 경쟁이라는 점에 극도로 경계심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무역 규정상 특정 국가만을 타깃으로 안전조치를 발동할 수 없기 때문에, 보편적 긴급 관세를 투하할 경우 한국, 영국 등 다른 우방 무역 파트너국들까지 소외시키고 통상 마찰을 유발할 수 있는 양면적 리스크 족쇄도 채워져 있다.
실제로 최근 한국과 영국의 통상 장관들이 브뤼셀을 방문해 철강을 비롯한 주요 부문에서의 EU 측 안전조치 남발 움직임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말은 적게, 행동은 확실하게”... 중국산 인버터 블랙리스트 지정
EU 내부에서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주창한 ‘외교적 위험 감소(디리스킹)’ 전략의 약발을 유지하기 위해 강력한 통상 무기도 장전 중이다.
세프코비치 대표가 제안한 장기 옵션 장부에는 중국의 과잉 생산 능력을 억제하기 위한 전용 법안을 비롯해 산업 가속기 지원법, 사이버보안법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베이징 당국은 이 같은 조치에 대해 “강력하고 직접적인 보복을 가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번 달 열릴 유럽이사회 정상회의에서 EU 27개 회원국은 이 새로운 통상 접근법을 공식 지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중국의 직접적인 경제 보복 명분을 차단하기 위해 공식 공동성명 초안에는 ‘중국’이라는 단어를 직접 명시하지 않는 대신 ‘글로벌 거시경제 불균형’이라는 우회적 표현을 문건 장부에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브뤼셀 통상 관료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더 많이 하되, 말은 적게(More action, less talk)”라는 실리주의적 격언과 정확히 궤를 같이한다.
실제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4월, 태양광·풍력·배터리 설비에서 전력망으로 흐르는 전류를 통제하는 핵심 노드인 ‘중국산 인버터’를 사용하는 신규 프로젝트에 대해 EU 공공 자금 지원을 전면 금지하는 가혹한 차단 조치를 소리 소문 없이 단행해 장부에 사인한 것으로 폭로됐다.
결국 이번 파리 담판은 50% 폭증한 적자 장부를 치유하려는 EU의 절박함과 서방의 안보 성벽을 뚫어내려는 중국의 패권주의가 정면충돌하는 장이며, 향후 글로벌 하이테크 가치사슬의 공급망 주권을 영구히 수호하거나 탈환하려는 가장 철저히 계산된 실리주의적 통상 영토 전쟁의 전초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