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매장국 투자 러시…중국 의존도 90% 균열 시작
USA 레어 어스, 4조 2728억 원에 브라질 광산 인수
USA 레어 어스, 4조 2728억 원에 브라질 광산 인수
이미지 확대보기한국의 희토류 수입이 76% 급감한 가운데, 중국의 공급망 독점에 균열을 낼 새로운 전선이 남미 브라질에서 열리고 있다.
서방 기업과 자본이 세계 매장량 2위 국가인 브라질에 대거 몰리며 채굴부터 정제·자석 생산까지 아우르는 독자 공급망 구축에 나섰지만, 브라질이 미·중 어느 편도 들지 않겠다는 '등거리 외교'를 고수하면서 서방의 기대를 가로막는 변수로 떠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서방 자본, 브라질 희토류에 집중 투자
그러나 현재 채굴 생산량은 전 세계의 0.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간극이 서방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핵심 요인이다. 2023년 초 이후 브라질 국가광업청에 접수된 희토류 탐사 허가 신청은 3000건을 웃돈다. 1975년부터 2020년까지 45년간 누적된 476건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호주 증시 상장사 비리디스(Viridis)는 남동부 포수스 지 칼다스 시에 약 3억 6000만 달러(약 5491억 원)를 투입하는 '콜로수스(Colossus)'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지난달 시험 공장을 가동한 비리디스는 2028년 본격 생산에 들어갈 계획으로, 전기차와 전투기에 쓰이는 고온 자석용 중희토류까지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라파엘 모레노 비리디스 최고경영자(CEO)는 "브라질은 세계 최고 수준의 지질 조건을 갖췄으며, 서방 경제에 핵심 원자재를 공급하는 전략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세라 베르지는 미국 정부 기관과 민간 투자자가 참여하는 15년 공급 계약도 함께 맺었다. 세라 베르지 CEO 트라스 모라이티스는 "서방 세계 최초의 이온형 희토류 광산을 16년에 걸쳐 가동 단계까지 끌어올렸다"며 "디스프로슘·테르븀 등 고부가 중희토류를 아시아 밖에서 처음으로 대량 공급하는 생산자가 됐다"고 밝혔다.
'중립 선언'이 서방의 최대 변수
브라질의 풍부한 잠재력에도 서방의 기대를 가로막는 변수가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미국 주도의 핵심 광물 블록 참여 압력에 "특정 국가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알레샨드리 실베이라 브라질 광산에너지부 장관은 WSJ 인터뷰에서 "브라질은 우리 주권을 존중하는 모든 나라의 투자에 열려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다양한 외국 기업들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룰라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희토류 협력 합의는 나오지 않았다.
중국의 브라질 광산 자산 투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업체 BYD 등 중국 기업들은 브라질이 원하는 제조업 투자를 앞세워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캐나다 투자은행 캐나코드(Canaccord)의 렉 스펜서 애널리스트는 "브라질에 거대한 기회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편을 가리지 않겠다는 결정이 복잡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공급망에도 직접 파장
중국의 지난해 4월 희토류 수출 허가제 시행 이후 한국의 희토류 수입량은 76%나 줄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해 10월 민관 합동 희토류 공급망 대응 회의를 열고,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등 첨단 산업의 희토류 수급 안정을 위한 태스크팀을 가동했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정제·자석 생산의 90% 이상을 틀어쥔 구조에서 브라질 광산 개발의 향배는 한국 제조업 공급망과도 직결된다. 지난해 11월 미·중 무역 합의를 통해 중국의 2차 희토류 수출통제 시행이 오는 11월까지 유예됐으나, 1차 통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브라질이 채굴에서 가공·자석 생산까지 산업 사슬을 완성할 경우 중국 의존도를 낮출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브라질이 중국 자본과도 공존하는 '중립 노선'을 유지하는 한, 브라질발 희토류가 실질적인 탈(脫)중국 공급망으로 작동할지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는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