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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대항마’ 中 윈드로즈, 美 시장서 임금 체불 소송·공장 무산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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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대항마’ 中 윈드로즈, 美 시장서 임금 체불 소송·공장 무산 ‘진퇴양난’

타임지 선정 ‘10대 운송 회사’ 화려한 조명 뒤 전 직원 수십만 불 체불 폭로
니콜라 출신 베테랑 엔지니어들 문자 해고… 전 북미 책임자, 41만 불 소송 승소
캘리포니아·조지아 1억 불 공장 건설 약속 허공으로… 임대료 미납·부지 협소 논란
샌프란시스코의 윈드로즈 택시. 이 전기 트럭 스타트업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사진=윈드로즈이미지 확대보기
샌프란시스코의 윈드로즈 택시. 이 전기 트럭 스타트업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사진=윈드로즈
화려한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글로벌 디젤 트럭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테슬라(Tesla)의 전기 세미 트럭에 도전장을 던졌던 중국계 전기 트럭 스타트업 ‘윈드로즈(Windrose)’가 미국 시장 진출 과정에서 심각한 사법 리스크와 자본 교착 상태에 직면했다.

미국 현지 공장 건설 약속이 줄줄이 무산된 가운데, 미국인 전직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임금 체불 및 부당 해고 소송이 터져 나오면서 가치사슬 전체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9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의 심층 보도와 미국 연방 법원 기록에 따르면, 윈드로즈는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출신의 중국인 기업가 웬 한(Wen Han, 36)이 2022년 설립한 벤처 기업으로, 중국의 첨단 배터리 공급망을 지레대 삼아 글로벌 장거리 전기 트럭 시장 선점을 노려왔다.

파운틴베스트, 허페이 산업 투자그룹, 미국 하이트 헤지 자산운용 등으로부터 1억 달러의 지분 투자를 유치하고 중국 은행 및 HSBC 등으로부터 2억 달러의 대출을 조달하는 등 막대한 자금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한, 포브스, 뉴욕타임스 등에 대대적으로 프로필이 실리고 타임(TIME)지로부터 ‘2026년 가장 영향력 있는 운송 회사 10대 기업’ 중 하나로 선정되는 등 국제적인 미디어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문자로 해고 후 수십만 불 체불”… 연방 법원, 윈드로즈에 패소 판결


그러나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미국 현지 사업 부문은 철저히 망가지고 있었다. 웬 한 창립자는 미국 사업 총괄을 위해 파산한 미국 전기 트럭 회사 니콜라(Nikola) 출신의 베테랑 엔지니어와 공장 관리자 등 10여 명을 대거 영입했으나, 올해 2월 기준 단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이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로 일방 해고되거나 회사를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

윈드로즈의 북미 사업부 전 책임자였던 제이슨 기스(Jason Giese)는 지난해 10월 아무런 사유 없이 문자로 해고당한 후 미지급 퇴직금 41만 2,500달러(약 6억 2,800만 원)를 청구하는 소송을 미국 미시간 동부 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연방법원은 윈드로즈 측이 아무런 법적 대응을 하지 않자 올해 1월 제이슨 기스의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웬 한 CEO는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문자로 해고한 것은 명백한 실수였다"고 인정하면서도, 소송 통지서가 부티크 로펌과 공유 중인 캘리포니아 서니베일 사무실로 발송되어 정기적으로 우편물을 확인하지 못해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올해 초 항소를 제기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 기록에는 관련 서류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그의 변호사 역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체불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미시간 노동경제기회부는 윈드로즈의 전 국장 카일 마키에게 체불 임금과 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또한, 수석 기술 자원 관리자였던 해럴드 켈러는 "회사가 급여를 제때 주지 않았고 제공된 회사 신용카드마저 작동하지 않아 내 주머니에서 임금 6만 3,000달러와 건강보험료 4,000달러 등 사업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했다"고 폭로했다.

1년간 근무하다 해고된 전 직원 트래비스 웨이트 역시 임금이 불규칙하게 밀렸으며 연말로 갈수록 재정 관리가 파탄 청산 수준이었다고 증언했다.

공장 건설 약속은 사기극?… 1억 달러 미국 제조 기지 ‘전멸’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원인 중 하나는 웬 한 CEO가 공언했던 미국 내 대규모 제조 시설 인프라 구축 계획이 단 한 곳도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2025년 7월까지 캘리포니아 조립 공장 개보수를 완료하고, 2026년 6월까지 조지아나 애리조나주에 1억 달러를 투입해 두 번째 대량 생산 공장을 완공하겠다고 장담한 바 있다.

그러나 전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원래 낙점됐던 캘리포니아 부지는 트럭을 생산하기에는 턱없이 협소한 일종의 ‘창고’에 불과했다.

설상가상으로 윈드로즈가 임대료를 지속적으로 미납하면서 임대인과의 심각한 불화가 발생했고, 결국 공장 가동은커녕 선납 임대료 20만 달러(약 3억 원)를 통째로 몰수당한 채 2025년 6월 야반도주하듯 철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웬 한 CEO는 이에 대해 "회사를 대리한 컨설턴트의 돌출 행동이 집주인을 놀라게 해 벌어진 일"이라며 책임을 전가했다.

현재 윈드로즈의 전기 트럭은 미국 영토가 아닌 중국 쑤저우에 위치한 하청 공장에서 완전 조립되고 있으며, 중국 군사 블랙리스트에 오른 배터리사 CALB 등의 부품을 쓰고 있다.

“도로 인증도 안 된 껍데기 시승”… 창립자, 비판에 “인종차별 적대감” 황당 변명


제품의 실체와 주문 물량에 대한 허위 과장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웬 한 CEO는 중국산 트럭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200건의 확정 주문을 확보했으며 전 세계 도로 운행 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전직 고위 임원들은 대면 폭로를 통해 "2025년 한 해 동안 중국에서 미국으로 넘어온 트럭은 단 6대에 불과했으며, 그중 4대는 정식 도로 인증조차 받지 못한 상태였다"고 고발했다.

한 전직 직원은 "트럭의 무게감을 보여주기 위해 뒤에 블록을 가득 실은 트레일러를 끌고 다녀야 했는데, 정작 핵심 고객들은 법적 규제와 인증 문제 때문에 직접 운전대를 잡을 수도 없었다"며 "오직 윈드로즈 직원만 운전해야 한다는 제약 때문에 잠재적 매출 기회가 완전히 날아갔다"고 자본 시장의 덫을 지적했다.

내부 임원들이 사업 투명성 확보를 위해 재무 문서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음에도 웬 한 CEO는 이를 매번 독단적으로 거절했다.

이 같은 총체적 난맥상에 대해 웬 한 CEO는 "채용과 해고 과정 부실 등 경영상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한다"면서도, 체불 임금을 요구하는 미국인 전직 직원들을 향해 "나와 닮은 사람(중국인)에 대한 개인적인 적대감이나 인종차별적 뉘앙스가 감지된다"는 황당한 논리로 방어 펜스를 쳐 직원들의 거센 분노를 자아냈다.

전 직원 트래비스 웨이트는 "우리가 제기하는 우려는 국적이나 인종, 중국 스타트업이라는 사실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철저히 비정상적인 사업 관행, 미지급 보상, 계약 의무 위반, 그리고 노동자에 대한 반인륜적 대우에 초점을 맞춘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강하게 일축했다.

벨기에 본사 이전 꼼수 속 3분기 미국 출하 강행… 시장은 ‘회의론’


미국 시장 진출이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지자 윈드로즈는 규제 장벽을 우회하기 위해 벨기에 앤트워프를 새로운 글로벌 본사로 삼고 현지 농구팀을 후원하는 등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에는 벨기에 물류사 아르트센의 조지아주 및 워싱턴주 공장 시설을 빌려 최종 조립을 하겠다는 고육책을 발표했으나, 정작 창립자 본인도 해당 시설의 수용 캐파(용량)를 알지 못하는 등 급조된 파트너십이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첫 트럭을 인도받은 미국 고객사 알로직(Allogic) 등도 향후 추가 구매 약속 없이 자금 조달책만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웬 한 CEO는 올해 3분기 내에 미국 정부의 최소 50%에 달하는 고율의 대중국 징벌적 관세 장벽을 뚫고 중국산 트럭 20대를 미국 영토로 강행 출하하겠다는 무모한 목표를 고수하고 있다.

미·중 통상 마찰의 최전선에서 기술 자강론을 외치던 중국계 스타트업의 통상 야망이 정당한 노동 대가 지급과 투명한 경영이라는 자본주의 시장의 기본 룰을 무시한 채 파탄으로 직행할 것인지,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의 냉정한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