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美 재무부와 긴급 회동… 14년 만에 외환은행 특별검사
수출기업 달러 송금 압박·원화 반등… 환율 변곡점 왔나
수출기업 달러 송금 압박·원화 반등… 환율 변곡점 왔나
이미지 확대보기문지성 국제차관보는 지난 12일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해 14일 귀국했으며, 방미 기간 미국 재무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최근 외환시장 동향을 논의했다. 두 나라 재무 당국 간 정례 협의 채널 밖에서 이뤄진 단독 방문이라는 점에서 이번 회동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문 차관보는 최근 반도체 산업의 양호한 여건 등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원화 약세가 정당화하기 어렵고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미국 측에 강조했다.
양측은 원화 약세 현상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 긴밀히 소통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17년 만의 최저점… 경상흑자에도 원화만 추락
원화 약세의 심각성은 수치로 확인된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5일 야간 거래에서 1550원을 넘어 1552원대에 거래됐으며, 장중에는 1553.6원까지 오르며 지난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설적인 것은 한국 경제의 실적이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1000억 달러(약 151조 원)에 달하고, 외환보유액도 649조 원으로 세계 12위 수준이다. 수출과 무역흑자가 급증하는데도 원화 가치는 떨어지는 이례적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한미 금리 격차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구조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3.75~4.00%, 한국은 2.5%로 격차가 최대 1.5%포인트에 달해 외국인 자금의 국내 이탈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조건으로 제시된 연간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도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일본 엔화도 4주째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 여파로 오른 국제유가 탓에 통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맥쿼리의 트랑 추 리 전략가는 이와 관련해 "위안화와 엔화가 모두 하락하면 신흥 시장 통화에 노출된 투자자들의 달러 매수와 헤징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원화가 "가장 취약한 통화" 가운데 하나라고 블룸버그에 밝혔다.
정부 총동원 대응… 반등 신호는 나타났다
외환 당국의 대응은 총력전 양상이다. 정부는 달러당 1550원 돌파를 계기로 14년 만에 처음으로 주요 외환 거래 은행에 대한 특별 검사를 실시하고, 수출 기업에 외화 수익금 국내 송금을 독려하는 긴급 조치를 잇따라 꺼내 들었다.
시장은 조금씩 반응하고 있다. 미·이란 잠정 합의 소식과 한미 외환 공조 확인으로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원화는 15일 2주 만의 최고치까지 되올랐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구조적 요인이 해소되지 않는 한 원화 반등의 지속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해외 투자 확대 등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구조적 요인이 유지되는 이상 환율이 단기에 떨어질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한미 회동이 외환시장 안정의 실질적 전환점이 될지, 아니면 심리적 진정 효과에 그칠지는 원화 약세의 근본 배경인 한미 금리 격차 해소와 대미 투자 자금 유출 속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금융권 안팎에서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