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이란 석유 제재 60일간 해제에 ‘이란산 원유 할인’ 혜택 증발 위기
국제 시세 대비 15% 가격 인하로 연명해 온 中 소규모 민간 정유사들 사면초가
제재 해제 연장 시 韓·日·인도 등 아시아·지중해 정유사 가세 전망… 이란, 단가 인상 추진
국제 시세 대비 15% 가격 인하로 연명해 온 中 소규모 민간 정유사들 사면초가
제재 해제 연장 시 韓·日·인도 등 아시아·지중해 정유사 가세 전망… 이란, 단가 인상 추진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정가가 이란의 원유 수출 족쇄를 일시적으로 풀어주면서 이란산 원유의 전 세계 자유무역 길이 열리자, 중국 민간 자본이 독점해 온 가혹한 단가 할인 혜택이 순식간에 증발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미·이란이 지난 6월 17일 전쟁 종식을 선언한 이후 백악관은 테헤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60일간 전격 유예하여 전 세계 어떤 국가든 미 달러화를 활용해 이란산 석유를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그러나 이 같은 제재 완화 비즈니스는 글로벌 가치사슬의 최하단에서 할인율에 의존해 번창하던 중국 독립 정유업계의 마진 압박을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자유무역 되면 할인 안 해”... 중국 정제 캐파 25% 쥔 민간 정유사 ‘비상’
중국 전체 정제 능력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주전자 정제소’들은 그동안 서방의 제재 철막 탓에 판로가 막힌 이란산 원유를 국제 기준 시세보다 무려 15%나 저렴한 가격에 우회 매입하며 독점적인 비용 경쟁력을 누려왔다.
미국이 헝리석유화학 등 일부 주전자 정유사에 제재 폭탄을 가하는 위험 속에서도 베이징 당국의 비공식 자금 지원과 묵인 아래 가혹한 마진을 남겨온 구조다.
그러나 제레미 레너드(Jeremy Leonard)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글로벌 산업 자원 담당 이사는 “이란이 전 세계에 자유롭게 석유를 비싸게 판매할 수 있는 활로를 찾은 이상, 더 이상 중국 민간 정유사들에 헐값으로 고개를 숙일 이유가 사라졌다”며 “이는 중국 석유화학 부문의 핵심 경쟁 우위를 완벽히 약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묏자리를 파헤쳤다.
실제로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란 국영석유회사는 면제 조치 직후부터 중동 표준 등급 배터리와 동일하거나 더 높은 단가 수준으로 배럴당 가격 인상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아시아 정유사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수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만약 이번 60일간의 면제 조치가 향후 추가 연장될 경우, 이란산 원유를 유치하려는 글로벌 정유사들의 매입 경쟁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케이플러(Kpler)의 수석 분석가들은 “제재 완화가 장기화되면 과거 이란산 원유의 단골 고객이었던 인도가 가장 먼저 대규모 재개입을 단행할 것이며, 뒤이어 한국, 일본, 지중해 지역의 메이저 정유사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가세할 것”이라며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이란산 원유의 단가는 천문학적으로 점프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끝나지 않은 포화… 공급망 이용률 급감 속 러시아 등 대안 모색
다만 유동성 공급의 전초기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 펜스는 여전히 불안정한 변동성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미·이란 합의 이후 기습적으로 항구 봉쇄가 해제되면서 8척의 이란 유조선이 해협을 통과해 질주하기 시작했으나, 25일 오만만 인근 해상에서 정체불명의 선박 공격 사건이 재발하면서 수송로에 새로운 정전 경고등이 켜졌다.
이란 군 당국은 지정된 안전 항로를 이탈하는 선박에 대해서는 안전 통행을 보장할 수 없다고 가혹한 서스펜스를 가한 상태다.
이 같은 지정학적 장애는 이미 중국 내수 석유화학 공장들의 가동 가동률을 크게 떨어뜨리는 부침을 낳았다. 중국은 나프타 수입량의 약 40%를 중동 자본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아스펙트의 지아난 선(Jianan Sun) 애널리스트는 “할인 혜택이 증발하고 미국의 직접 제재 위험에 노출된 중국 민간 정유사들은 이란산 배럴을 포기하고 러시아나 서아프리카 등 비교적 가격 방어가 가능한 대안 자산으로 수송 노선을 급격히 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정밀 분석했다.
중국 석유 수요의 구조적 종말…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 ‘첫 연간 소비 감소’ 예고
더욱 충격적인 매크로 징후는 이란산 공급 확대라는 호재 속에서도 중국의 거시경제 엔진 자체가 가쁘게 식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전쟁 발발 전 이미 거대한 방대한 전략 비축유(SPR) 인프라를 건조해 두었으나, 경기 둔화와 고연료 비용의 여파로 내수 소비 체력이 크게 침체됐다. 골드만삭스 정밀 추정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의 휘발유 및 소매 연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3%나 급감하며 자본가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나타샤 카네바(Natasha Kaneva) J.P.모건 글로벌 원자재 연구 책임자는 “최근 몇 달간 중국의 석유 수요는 시장의 초기 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속도로 빠르게 증발했다”며 “이는 중국 경제가 과거의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고유가 환경 및 에너지 효율화 매커니즘에 강력히 적응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실질적으로 하루 최대 100만 배럴의 원유 수입 수요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미·이란 휴전 합의 직후 발표한 6월 석유 시장 업데이트 보고서는 글로벌 투자 시장에 메가톤급 폭탄을 던졌다. IEA는 중국의 2026년 연평균 석유 수요가 전년 대비 하루 36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공식 공시했다.
이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초 전 세계를 강타했던 역사적 ‘오일 쇼크’ 위기 국면 이후, 중국 경제 역사상 무려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나타나는 전대미문의 연간 소비 감소 현상이다.
관세 전쟁의 포화 속에서 이란산 할인 치트키를 상실한 중국 주전자 정유사들의 연쇄 파산 위험과 원자재 시장의 구조적 빙하기가 격동하는 2026년 하반기, 글로벌 자원 주권을 둘러싼 해운·에너지 자본가들의 잔혹한 서바이벌 게임에 전 세계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의 매서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