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KKR·블랙스톤 참여 확정, 매크쿼리는 입찰 포기하며 이탈
호르무즈 리스크 속 매각 강행...한국은 4위 원유 수입국 쿠웨이트
호르무즈 리스크 속 매각 강행...한국은 4위 원유 수입국 쿠웨이트
이미지 확대보기호르무즈해협 봉쇄 위기가 가라앉으면서 국내 정유업계와 투자자들의 시선이 걸프 지역 에너지 인프라 매물로 다시 쏠리고 있다.
로이터는 지난 2일(현지시각),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쿠웨이트석유공사(KPC)가 자국 송유관망 지분 매각 입찰에 참여한 일부 펀드에 컨소시엄 구성을 요청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거래 규모는 70억 달러(약 10조 7100억원)에 이르며, 블랙록과 KKR, 브룩필드자산운용(Brookfield Asset Management) 등 글로벌 대형 운용사들이 다음 단계 입찰에 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크쿼리 이탈...9조원대 인수금융 조달 중
로이터에 따르면 KPC는 소수 관계 투자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입찰 펀드들에 다른 투자자를 끌어들여 컨소시엄을 꾸릴 것을 요청했다.
이 매각은 걸프 산유국과 국부펀드들이 인프라 자산을 활용해 외국 자본을 유치하려는 흐름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매각 절차 진행 과정에서 매크쿼리(Macquarie)가 입찰을 포기하며 참여 펀드 수가 줄었고, 승자를 지원할 약 60억 달러(약 9조 18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패키지가 마련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아람코는 지난해 자국 자푸라(Jafurah) 가스처리시설 지분을 놓고 블랙록 산하 GIP가 주도하는 컨소시엄과 110억 달러(약 16조 8300억원) 규모의 임대·재임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KPC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직후 매각 절차를 개시해, 지정학 불확실성 속에서도 자금 조달 계획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국 4위 원유 수입국 쿠웨이트, 공급망 안정 변수로
쿠웨이트는 지난해 기준 한국의 4위 원유 수입국으로, 전체 원유 수입액의 8.4%를 차지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원유 수입액 753억달러 가운데 중동 국가 비중은 68.8%에 달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쿠웨이트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KPC 송유관 인프라에 글로벌 자본이 유입되면 설비투자와 수출 능력 확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GS칼텍스와 SK에너지 등 쿠웨이트산 원유를 들여오는 국내 정유사들의 장기 도입 계약 안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유업계에서는 그동안 원유 공급이 크게 흔들린 적이 없어 수입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고민이 부족했다면서, 호르무즈해협 봉쇄 리스크 이후 중동산 원유 공급망 다변화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매각이 갖는 무게가 가볍지 않다는 반응이다.
쿠웨이트는 해외 건설사 누적 수주액 기준 세계 3위 시장으로 꼽히는 만큼, 국내 건설사들의 걸프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 기회로도 연결될 수 있다.
국내 플랜트·건설업계 입장에서도 이번 매각이 걸프 지역 인프라 투자 사이클을 다시 자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산업의 수주 동향도 함께 주목된다.
인수금융 구조가 좌우할 승자 셈법
이번 거래는 지분 70억 달러 가운데 상당 부분이 부채로 조달되는 구조로 알려져, 최종 인수 가격과 수익률이 조달금리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 정보매체 핀마이즈(Finimize)는 인수금융 조건이 유리할수록 지분 투자자들이 더 높은 가격을 써낼 여력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레버리지가 큰 거래일수록 최종 승자는 자산에 대한 애착보다 조달 비용의 우위로 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다음 단계 입찰과 자금 조달
로이터는 KPC와 EIG, KKR, 아폴로(Apollo), 브룩필드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블랙록과 블랙스톤도 별도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매각 협상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서 최종 인수자 선정과 인수금융 조건이 확정되는 시점이 이번 거래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유·건설업계로서는 최종 컨소시엄 윤곽이 드러나는 다음 라운드 결과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