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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기계 1,600대에 고유 ID 부여"… 日, '물리적 AI' 데이터 연합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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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기계 1,600대에 고유 ID 부여"… 日, '물리적 AI' 데이터 연합 출범

경제산업성 산하 AIST·DMG모리·고마쓰 주도… 100여 개 고객사 공장서 머신러닝 데이터 수집
제조사 장벽 허물고 기기별 식별 코드 연계… 파눅·야스카와 등 로봇 경쟁력 제고로 연결
2040년 글로벌 AI 로봇 점유율 30%·20조 엔 시장 정조준… "美·中 생성형 AI 독주에 맞불"
야스카와 일렉트릭과 같은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들은 일본의 물리적 AI 개발 추진에서 혜택을 볼 전망이다. 사진=야시카와 일렉트릭이미지 확대보기
야스카와 일렉트릭과 같은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들은 일본의 물리적 AI 개발 추진에서 혜택을 볼 전망이다. 사진=야시카와 일렉트릭

미국과 중국이 거대언어모델(LLM)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패권을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와 자국 대표 기계 제조업체들이 실제 공장 산업 설비에서 추출한 고품질 제조 데이터를 통합 수집해 자율 로봇을 구동하는 '물리적 인공지능(Physical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대규모 민관 연합 프로젝트를 전격 가동한다.

개별 제조사 간 데이터 폐쇄성을 극복하기 위해 실제 가동 중인 공장 기계마다 고유 식별 번호(ID)를 부여하고, 기기 작동 상태와 제어 로그 데이터를 통합 표준화해 머신러닝용 데이터셋으로 가공하는 방식이다.

일본은 자국이 독보적 하드웨어 경쟁력을 보유한 공작기계와 산업용 로봇 설비를 핵심 무기로 삼아, 가상 공간을 넘어 실물 물리 세계를 제어하는 차세대 AI 분야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쥐겠다는 구상이다.

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2040년까지 인공지능 로봇 산업을 연간 20조 엔(약 170조 원) 규모로 육성하고, 글로벌 AI 로봇 시장 점유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공격적인 국가 목표를 설정했다.

9월 21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세계 2위 공작기계 대기업인 DMG 모리(DMG Mori)와 중장비·산업기계 거인 고마쓰(Komatsu)는 경제산업성 산하 국립산업기술총합연구소(AIST)와 손잡고 이번 회계연도부터 본격적인 산업 데이터 수집에 착수한다.

기계 1,600대에 개별 ID 부여… 제조사 벽 허문 표준화 데이터셋 구축


이번 프로젝트는 DMG 모리와 고마쓰의 장비를 도입해 가동 중인 100개 이상의 협력 고객사를 모집해 진행된다.

양사는 현장 공장에 배치된 약 1,600대의 공작기계, 프레스 기계 및 산업용 로봇에 각각 고유 ID를 부여하고, 기존에 구축된 설비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 진동, 온도, 가공 속도, 마모도 등 미세한 작동 데이터를 원격 수집한다.

경제산업성 산하 AIST는 서로 다른 제조사 기기 간의 데이터 규격을 표준화하고, 기계 유형 및 공정별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류·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수집된 현장 데이터는 민감한 기업 기밀을 보호하기 위해 철저한 익명화 공정을 거쳐 정제된 '피지컬 AI 학습용 데이터셋'으로 전환된다.

일본 정부는 국가 핵심 산업 기술의 해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정제된 데이터셋을 당분간 일본 국내 AI 및 로봇 개발 기업들에만 배타적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파눅·야스카와 수출 경쟁력 강화… 노에트라(Noetra) 등 연합군 지원


과거 산발적으로 진행되었던 빅데이터 프로젝트와 달리, 이번 시도는 장비 제조사를 뛰어넘어 기기별 고유 ID를 기반으로 통합 분석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서로 다른 제조사가 만든 로봇이라도 동일한 용접·조립·이송 기능을 수행한다면 데이터를 하나로 합쳐 대규모 파운데이션 모델 학습에 투입할 수 있어, AI 알고리즘의 개발 속도와 범용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이렇게 완성된 물리적 AI 알고리즘은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을 이끄는 파눅(Fanuc)과 야스카와전기(Yaskawa Electric) 등 일본 로봇 기업들의 차세대 스마트 로봇 라인업에 즉각 탑재될 예정이다.

인간의 복잡한 조작 지시 없이도 기계가 작업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해 오차를 보정하는 '자율 공장 로봇'을 완성함으로써 수출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지난 7월 통신 대기업 소프트뱅크(SoftBank)와 NEC, 혼다자동차, 소니그룹이 공동 설립한 피지컬 AI 전문 벤처 '노에트라(Noetra)' 등 일본 국내 유수의 AI 개발사들에도 이 데이터셋이 핵심 훈련 자원으로 공급된다.

일본 정부와 기계 제조 대기업들의 이번 물리적 AI 데이터 통합 드라이브는, 소프트웨어 기반 LLM 경쟁에서 미·중 빅테크에 뒤처졌던 일본이 반세기 동안 축적한 독보적인 하드웨어 제조 현장의 '암묵지(暗默知)'를 디지털 자산화해 역전을 꾀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공장 설비의 기계 ID 표준화와 국립연구소 주도의 폐쇄형 데이터 동맹이 글로벌 자율 제조 및 차세대 스마트 팩토리 표준 경쟁에서 일본의 제조 르네상스를 견인할 수 있을지 전 세계 산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