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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 경쟁 더는 못 참는다"… 中, 국영 2대 차 조사 'FAW-GAC' 통합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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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 경쟁 더는 못 참는다"… 中, 국영 2대 차 조사 'FAW-GAC' 통합 착수

中 당국 주도로 토요타 합작법인 통합 추진… 국영기업 '돈 먹는 하마' 방치 한계 도달
총 생산능력 연 4,000만 대 vs 수요 3,000만 대… 둥펑·BAIC·상하이차·JAC 등 연쇄 합병 관측
내연기관 합작사 판매 급감에 직격탄… 전문가 "손익분기점 연 50만 대, 살아남을 곳은 8~9개사뿐"
중국 자동차 제조사 창안자동차는 2025년 3월 21일 독일 마인츠에서 2026년 1분기 말까지 유럽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 SUV 디팔 E07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자동차 제조사 창안자동차는 2025년 3월 21일 독일 마인츠에서 2026년 1분기 말까지 유럽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 SUV 디팔 E07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전기차(EV) 전환의 진앙지인 중국에서, 중국 중앙정부가 만성적인 생산 과잉과 극심한 가격 인하 출혈 경쟁(네이쥐안·內卷)을 억제하기 위해 국영 자동차 대기업 간의 전격적인 통폐합 칼날을 빼 들었다.

중국 정부가 최근 4대 국영 자동차 대기업에 속하는 디이자동차(FAW) 그룹과 광저우자동차(GAC) 그룹 간의 일본 토요타 합작법인 통합 작업을 신속히 밀어붙이면서, 막대한 보조금과 지방정부의 지원에 기대어 연명해 오던 중국 자동차 업계의 '현금 소각 파티'가 끝나고 본격적인 메가 통합(빅딜)의 막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9월 26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와 공업정보화부는 이달 초 전통적인 외국계 합작 파트너인 토요타를 매개로 FAW와 GAC의 토요타 합작 투자 사업을 하나로 통합하는 구조조정 합의를 사실상 타결지었다.

국가 핵심 자산을 다루는 국영 완성차 기업을 대상으로 중앙정부가 직접 합병 절차를 주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다.

"매년 수조 원 적자 한계"… 둥펑·북경기차 등 연쇄 합병 도미노 전망


중국 투자은행업계는 이번 조치를 중국 자동차 산업 재편의 결정적 분수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글로벌 증권사 CLSA의 펑샤오(Feng Xiao) 중국 산업 연구 공동 책임자는 "이는 매우 중대한 신호탄"이라며 "국영 완성차 기업들을 거느린 지방정부들이 매년 막대한 현금을 불태우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하는 데 있어 재정적 한계에 부딪혔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펑 책임자는 이번 FAW-GAC의 합작사업 통합을 시작으로 둥펑(Dongfeng), 북경기차(BAIC), 상하이자동차(SAIC), 장화이자동차(JAC) 등 주요 국영 자동차 그룹들이 독자 생존 대신 다른 국영 그룹이나 비야디(BYD), 지리(Geely) 등 경쟁력 있는 민간 대기업과의 전격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산능력 연 4,000만 대 vs 내수 2,000만 대… "살아남을 곳은 8~9개뿐"


중국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근본 원인은 통제 불능 수준에 도달한 '극단적 공급과잉'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의 추산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완성차 연간 총 생산 능력은 약 4,000만 대에 달한다.

그러나 2,000만 대를 밑도는 내수 시장 수요와 약 1,000만 대 규모의 글로벌 수출 물량을 모두 합쳐도 연간 유효 수요는 3,000만 대 수준에 불과해, 매년 1,000만 대 이상의 유휴 생산 설비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그동안 바이두가 투자했던 지웨이(Jiyue)나 호존(Hozon) 등 부실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파산 절차를 밟았으나, 지역 내 고용 안정과 세수 확보를 최우선시하는 지방정부의 강력한 저항 탓에 국영 메이저들의 통폐합은 지지부진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영 둥펑자동차와 창안자동차 간의 합병 협상 역시 본사 입지와 일자리 축소 문제를 둘러싼 지자체 간의 이권 다툼으로 최종 결렬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가 발표한 최신 5개년 발전 계획에서 자동차 기업 간의 '행정 구역을 뛰어넘는(Cross-regional) 통폐합'을 강력히 지시하면서 중앙정부 차원의 강제 구조조정이 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BofA의 밍 순 리(Ming Hsun Lee) 중화권 자동차 연구 책임자는 "GAC와 FAW의 토요타 합작사 재편은 훌륭한 출발점"이라며 "향후 5년 내에 중국 상위 5대 완성차 업체의 합산 시장 점유율이 현재의 47%에서 50%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CLSA의 펑샤오 분석가는 "중국 완성차 제조사가 자체 생존을 위한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최소 연간 40만~50만 대 이상의 안정적 판매고를 올려야 한다"며 "치열한 출혈 경쟁 끝에 궁극적으로 살아남을 기업은 8~9곳에 불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시카우'였던 외제차 합작사 몰락… 내연기관 공장 퇴출 가속


국영 기업들의 숨통을 쥐고 흔든 결정타는 '외국계 합작 브랜드의 급격한 퇴조'다.

내연기관 시대에 폭스바겐, 토요타, 혼다, GM 등과의 50대 50 합작 법인은 국영 그룹들의 핵심 현금 창출원(Cash Cow)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자국산 스마트 전기차로 급격히 눈을 돌린 중국 소비자들이 전통 외제차 브랜드를 외면하면서, 국영사들의 수익 모델은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호주국립대학교의 펑밍 루(Fengming Lu) 교수는 "중국 소비자들이 전통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를 외면하는 흐름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대세"라며 "국영차 제조사들은 특유의 경직된 관료주의로 인해 민간 테크 기업들에 비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 속도전에서 완전히 뒤처졌다"고 꼬집었다.

루 교수는 "중국 내 과잉 생산 능력의 상당 부분이 구형 가솔린 내연기관 공장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향후 국영차 간의 합병은 외국계 파트너와의 내연기관 라인을 철거하거나 전기차 라인으로 개조하는 구조조정을 집중 수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ofA의 리 연구 책임자 역시 "외국계 브랜드가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중국 철수를 결정할 경우, 현지 정부는 경쟁력 있는 우수 토종 기업을 매칭해 해당 생산 라인을 흡수하도록 적극 유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2대 국영차의 토요타 합작 사업 통폐합은, 시장 원리를 왜곡해 온 지방정부의 보조금 연명 치료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리고 베이징 지도부가 용인하는 냉혹한 시장 퇴출과 대형화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중국 내수 시장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슈퍼 플레이어들이 강력한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한국과 일본, 유럽 등 전통 완성차 진영에 대한 글로벌 공세 수위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