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AI 다음은 로봇 행동 데이터”… 한·미·중 학습 경쟁

글로벌이코노믹

“AI 다음은 로봇 행동 데이터”… 한·미·중 학습 경쟁

텍스트 아닌 로봇 행동 데이터가 새 전쟁터로 부상… 한·미·중 피지컬 AI 삼파전 격화
엔씨에이아이, LG전자·현대로템과 디지털트윈·모션캡처 결합한 학습 자산 구축
미국 피겨 1600만 영상 수집·중국 휴머노이드 100대 투입… 한국은 촉각 데이터로 차별화
한국 풀스택 AI 공동관에서 함께한 NC AI. 사진= NC AI이미지 확대보기
한국 풀스택 AI 공동관에서 함께한 NC AI. 사진= NC AI
인공지능(AI)이 가상 공간의 텍스트 학습을 넘어 현실 세계의 물리적 물체를 조작하는 단계로 진화하면서, 로봇 학습용 '행동 데이터'를 선점하기 위한 국가 간 패권 경쟁이 본격화됐다.

실시간 금융 비즈니스 뉴스 플랫폼 빅고 파이낸스는 9월 26일(현지시각) 로봇이 물체를 집고 옮기는 데 필요한 경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물러섬 없는 삼파전이 달아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형언어모델(LLM)이 인터넷상의 텍스트를 자양삼아 성장했다면, 피지컬 AI는 현실의 역동적인 행동과 감각 데이터를 별도로 축적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른 전장이 열린 셈이다.

디지털트윈과 모션캡처로 가상 학습 공간 확장


국내 기업들은 실제 로봇을 일일이 움직이며 시행착오를 겪는 대신, 가상 공간과 인간의 동작 데이터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엔씨에이아이는 디지털트윈, 월드 모델, 인간 동작 데이터를 결합해 로봇 학습 자산을 구축 중이다. 휴머노이드 분야에서는 LG전자 등과 함께 국가 과제를 수행하며 '범용 모션 트래픽(GMT)' 초기 학습 데이터를 쌓고 있으며, 인간의 관절 구조와 로봇의 신체 비율을 맞춰주는 '휴먼-투-로봇 리타기팅'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방산 부문에서도 현대로템과 손잡고 무인 장비가 위험한 환경을 가상으로 반복 학습하는 통합 시뮬레이터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리얼월드는 실제 산업 현장의 작업 경험을 데이터로 전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여러 대의 카메라로 작업자 움직임을 360도 촬영해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4D+' 기술을 적용하고, 물체를 쥘 때 발생하는 압력 데이터를 촉각 장갑으로 정밀하게 수집한다.

모든 상황을 현실에서 로봇에게 직접 경험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상 환경 시뮬레이션과 실제 현장의 고정밀 데이터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접근법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인력 동원전 맞선 한국의 전략

해외 경쟁국들도 각자의 강점을 앞세워 데이터 축적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 휴머노이드 기업 피겨는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전 세계 사용자들로부터 일상 영상 데이터를 크라우드소싱 방식으로 수집하는 '인덱스' 플랫폼을 통해 108개국에서 1600만 건 이상의 영상을 확보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류저우 등에 대규모 로봇 데이터 훈련센터를 세우고 100대 이상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해 상자 분류나 패키징 같은 반복 작업을 학습시키고 있다.

엔비디아 역시 실제 데이터를 처리하고 합성 데이터를 생성하는 '피지컬 AI 데이터 팩토리' 구상을 공개하며 생태계 확장에 가세했다.

업계에서는 피지컬 AI의 성패가 결국 얼마나 다양하고 정밀한 훈련 데이터를 대규모로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이 강력한 제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가상 시뮬레이션과 현장 촉각 데이터를 결합해, 미·중의 거대 자본 및 인력 공세 속에서 피지컬 AI 데이터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