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골라·콩고·남아공 국경절 행사에 로봇 공연… 체리·화웨이 등 기업들도 가세
"단순 저가 상품국 벗어나 기술 리더 각인"… 낮은 인건비·유지보수 인프라 부족은 과제
"단순 저가 상품국 벗어나 기술 리더 각인"… 낮은 인건비·유지보수 인프라 부족은 과제
이미지 확대보기중국이 아프리카와 중동 등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신흥 개발도상국)' 국가들을 대상으로 로봇을 전면에 내세운 '기술 외교(Tech Diplomacy)' 공세를 펼치고 있다.
중국 국경절(10월 1일) 리셉션과 해외 공장 준공식 등 주요 외교·상업 무대에 로봇을 대거 동원해, 과거 저가 상품 공급국이자 단순 인프라 차관 공여국 이미지에서 벗어나 '글로벌 첨단 기술 파트너'로 포지셔닝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이러한 퍼포먼스가 아프리카 현지 공장의 실질적인 로봇 수주와 자동화 계약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앙골라부터 남아공까지 '로봇 쇼'… 체리·화웨이도 가세
앙골라 루안다 행사에서는 춤추는 로봇이 하객들을 맞이했고, 장빈 주앙골라 중국대사는 "중국 경제가 고품질 혁신 발전으로 나아가는 단면"이라고 치켜세웠다.
콩고 브라자빌에서는 양국 정관계 인사 4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로봇 개가 묘기를 선보였으며, 2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춘제 행사에서도 로봇 개 체험이 진행됐다.
중국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화웨이 역시 4월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자이텍스 아프리카(GITEX Africa)'에 로봇을 출품하며 스마트 솔루션을 홍보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주재 중국 대사관 리셉션에서는 사우디 전통 의상(토브와 구트라)을 입은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사우디 전통 무술 춤인 '아르다(Ardah)' 검무를 선보여 소셜미디어상에서 폭발적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단순 상품 판매 아닌 '중국=기술 파트너' 각인이 목표"
외교·기술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시가 즉각적인 제품 판매보다는 중국의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려는 고도의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교의 불렐라니 질리(Bulelani Jili) 교수는 "로봇 시연은 중국이 저가 공산품 판매자나 자원 투자국을 넘어 최첨단 기술 제공자임을 보여주려는 외교적 상징"이라며 "디지털 인프라, 5G 통신망, AI 수출과 궤를 같이하는 '기술 외교'의 핵심 축"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자문사 스틸러(Stieler)의 게오르크 스틸러(Georg Stieler) 아시아 총괄 역시 "무대 위의 로봇은 그 자체를 팔기 위한 것이 아니라 '중국을 신뢰할 만한 테크 파트너로 바라보게 만드는 마케팅'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카일 찬(Kyle Chan) 펠로우는 "중국이 모로코 배터리 투자처럼 글로벌 사우스에서 축적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서방에 맞선 기술 리더로 자리 잡으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현지 공장 수주까진 '산 넘어 산'… 저임금·엔지니어 부재 발목
그러나 화려한 쇼가 실제 아프리카 제조업 현장의 자동화 설비 계약으로 직결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아프리카의 저렴한 인건비다.
노동력 비용이 매우 낮은 현지 환경에서 비싼 초기 비용을 들여 산업용 로봇을 도입할 경제적 유인이 떨어진다.
여기에 로봇 시스템을 현장에서 설치하고 유지보수할 숙련된 엔지니어링 인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도입을 가로막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질리 교수는 "아프리카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로봇이 얼마나 신기한지가 아니라, 그 기술 시스템을 현지에서 누가 유지·관리하고 그 혜택을 실제로 누가 누리느냐는 점"이라며 "중국이 아프리카의 연구개발(R&D)과 엔지니어 양성에 실질적인 투자를 병행하지 않는 한, 로봇 전시는 일회성 쇼에 그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