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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 제스처 속 빗장은 그대로"… 미·중 AI 대화 합의, 11월 첫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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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 제스처 속 빗장은 그대로"… 미·중 AI 대화 합의, 11월 첫 시험대

9월 백악관 정상회담 후속… '초지능(AI) 사고 핫라인' 채널 11월 가동 예고
미국은 칩 수출 차단·베이징은 엔비디아 구매 금지… '쌍방향 문지기' 장벽 심화
희토류 휴전 내년 1월 10일 만료 촉각… 美, 딥시크·알리바바 'AI 모델 증류' 제재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지도자가 9월 2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대통령 명예의 거리'를 거닐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지도자가 9월 2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대통령 명예의 거리'를 거닐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백악관 정상회담 이후 미·중 간 외교적 화해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으나, 반도체·인공지능(AI)·핵심 광물 공급망을 둘러싼 기술 패권 전쟁의 본질적 빗장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 정상이 사상 처음으로 'AI 대화 메커니즘' 구축에 합의하면서 오는 11월 후속 실무 회담이 예정돼 있지만, 기술 통제 완화나 상호 검증 체계에 대한 구체적 합의가 결여되어 있어 이번 대화가 단순한 '외교적 수사(허풍)'에 그칠지, 실질적 긴장 완화의 전환점이 될지 글로벌 테크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월 18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게재된 중국 기술 전문 미디어 '테크테크차이나(TechTechChina)' 비비안 토(Vivian Tao) 편집장의 기고 분석에 따르면, 워싱턴 정상회담 이후 양국 사이에서 바뀐 것은 '외교적 온도(기후)'일 뿐 '기술 냉전의 규범'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은 비민감성 품목 3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고 중요 광물 공급 휴전을 일시 연장하며 AI 대화 개시에 합의했다. 그러나 핵심 첨단 기술에 대한 수출통제는 단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은 채 가장 난해한 기술 분쟁 과제들을 모두 차기 협상으로 미뤄뒀다.

'초지능 vs AI' 용어부터 딴판… 11월 상설 핫라인 가동 시험대


정상회담의 가장 실질적인 결과물로 꼽히는 것은 AI 대화 채널의 신설이다. 양국 고위 협상단은 뉴욕 사전 접촉에 이어 오는 11월 차기 회담을 갖고, AI 시스템의 오작동이나 사이버 공격 등 돌발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상설 사고 대응 채널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합의의 한계는 뚜렷하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 대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반면, 중국 외교부는 'AI 대화'라는 명칭을 고수하며 공식 명칭조차 일치시키지 못했다.

더욱이 군비 통제와 달리 AI 알고리즘 능력은 외부에서 정량적으로 검증하기 불가능하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핵미사일은 위성 궤도에서 수량을 셀 수 있지만, 민·군 겸용 기술인 AI 모델의 능력은 블랙박스에 가깝다"며 "검증 수단이 없는 대화의 가치는 향후 구체적 실행 메커니즘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수출 제한, 중국은 구매 거부… '쌍방향 문지기' 고착


반도체 공급망 통제는 더욱 기형적인 양상으로 굳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가속기 'H200'의 대중국 10개 기업 판매를 조건부 승인했으나, 정작 중국 정부가 자국 빅테크들에 미국산 칩 구매를 금지하고 화웨이·알리바바 등 국산 칩 사용을 명령하면서 실제 공급은 전무한 상태다. 미국은 "무엇이 나갈 수 있는지"를 통제하고, 중국은 "무엇이 들어올 수 있는지"를 차단하는 '쌍방향 문지기(Gatekeeper)' 장벽이 공고해진 셈이다.

화웨이와 알리바바가 독자 칩과 모델을 잇달아 공개하며 기술 자립을 과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첨단 칩 부족으로 해외 클라우드와 우회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반면 미국 의회는 첨단 장비 통제 강화와 중국의 역외 데이터센터 접근을 차단하는 초당적 입법을 가속화하고 있어 외교적 해빙 기류와 무관하게 제재망은 오히려 좁혀지고 있다.

딥시크·알리바바 제재 위기… 1월 10일 '희토류 휴전' 만료 촉각


정상회담 직전 불거진 안보 갈등은 11월 실무 회담을 흔들 뇌관으로 꼽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 국가안보국(NSA)은 딥시크(DeepSeek), 알리바바, 문샷(Moonshot) 등 중국 6개 AI 기업이 미국 프론티어 모델의 능력을 불법 추출(증류·Distillation)했다며 합동 제재를 예고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블랙리스트 지정을 공식 경고한 가운데, 워싱턴이 이를 강행할 경우 11월 AI 대화 채널은 출범과 동시에 좌초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핵심 광물 공급망의 시한폭탄도 째깍거리고 있다. 양국 정상은 2025년 10월 부산 합의에 기반한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유예 조치를 2027년 1월 10일까지 단 2개월 연장하는 데 그쳤다. 반도체, 방위산업,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로서는 단기적 숨통만 틔웠을 뿐 중장기 투자 불확실성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비비안 토 편집장은 "시진핑 주석의 방미는 시장을 개방하지 않은 채 대화 창구만 열어둔 절반의 외교"라며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양국 정부가 철저히 감시하고 분할 통제하는 '두 개의 단절된 생태계' 속에서 각자도생의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