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식량가격지수 136포인트로 2022년 이후 최고치… 밀 30%·운임 50% 급등
호르무즈·홍해 마비로 비료·연료비 치솟고 엘니뇨 덮쳐… 印 설탕·인니 쌀 사상 최고가
이집트 빵값 25% 급등 등 빈곤국 직격탄… 완충 재고 고갈로 각국 '수출 빗장' 우려
호르무즈·홍해 마비로 비료·연료비 치솟고 엘니뇨 덮쳐… 印 설탕·인니 쌀 사상 최고가
이집트 빵값 25% 급등 등 빈곤국 직격탄… 완충 재고 고갈로 각국 '수출 빗장'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전쟁 발발 이후 안전판 역할을 해온 각국의 곡물 비축량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데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대형 수입국들이 곡물 수급을 위해 국제 시장에 재진입하면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식량 위기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10월 19일(현지시각) 로이터(Reuters) 통신 싱가포르·자카르타발 보도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9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평균 136포인트를 기록하며 2022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세계은행(WB) 조사에서도 전 세계 150개국 중 22%에서 식품 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웃돌며 가계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카르타 쌀값 최고치·이집트 빵값 25% 폭등… 취약층 밥상 '직격탄'
식량 가격 급등의 피해는 저소득·개발도상국 취약 계층에 집중되고 있다.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상 기후로 우기가 지연되면서 주식인 쌀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카르타 도심의 서민들은 템페와 두부, 쌀 한 끼 가격이 종전 7,000~8,000루피아에서 1만 5,000루피아(약 0.83달러)로 두 배 가까이 뛰자 끼니를 거르는 실정이다.
세계 최대 밀 수입국인 이집트에서는 정부 보조금이 적용되지 않는 대형 빵 한 덩어리 가격이 지난 7월 4이집트파운드에서 5파운드(약 0.093달러)로 25% 폭등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식용유 가격은 40% 급등했으며, 인도에서는 10년 만에 최악의 몬순 가뭄으로 인해 설탕, 양파, 콩류 가격이 일제히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글로벌 식품 대기업인 네슬레 인디아의 마니시 티와리 회장은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한 식품 인플레이션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사업 환경의 극심한 난조를 호소했다.
전쟁이 부른 삼중고: 해상 운임 50% 급등·비료난·환율 약세
이번 식량 대란은 구조적인 '복합 공급 충격(Multiple Supply Shocks)'에 기인한다.
우선 흑해 항만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으로 밀 선적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으로 홍해 통항이 가로막히자 곡물 운반선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면서 흑해-동남아 항로의 해상 운임과 전쟁 보험료는 50% 이상 폭등했다.
여기에 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걸프 산유국의 요소 및 암모니아 비료 수출이 제한되면서 글로벌 비료 가격이 고공행진을 펼쳤고, 이는 엘니뇨 가뭄을 겪는 인도와 동남아의 농업 생산비용을 급격히 끌어올렸다.
그 결과 2026년 들어 글로벌 밀 선물 가격은 30% 이상 급등했고, 아시아 주요 수출국의 쌀 가격 역시 10~13% 상승했다.
현지 통화 가치 급락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인도네시아 최대 식품기업 PT 인도푸드의 프란시스쿠스 웰리랑 이사는 "해상 운임 급등에 루피아화 약세까지 겹쳐 원자재 수입 비용이 통제 불능 수준"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원료 확보 난항으로 인도네시아의 9월 밀 수입량은 전년 대비 41% 급감한 49만 1,000톤에 그쳤으며, 현지 제분 공장들은 공장 가동률을 강제로 낮추고 있다.
"완충 재고마저 바닥"… 각국 '식량 민족주의' 부활 우려
더 큰 문제는 가격 상승세가 이제 막 2차 파동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알렉산더 카라바이체프(Alexander Karavaytsev) 국제곡물협의회(IG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풍작으로 버티며 구매를 미뤄왔던 중동과 아프리카의 대형 수입국들이 비축분 소진으로 수개월 내 국제 입찰 시장에 대거 복귀해야 한다"며 "이들의 복귀가 글로벌 곡물 수요 폭증과 가격 2차 랠리를 촉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레로 FAO 수석은 "과거 시즌의 양호한 수확량이 제공하던 '완충제(Buffer)'가 완전히 소진됐다"며 향후 곡물 가격의 변동성이 통제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제 안보 전문가들은 식량 가격 급등이 중동과 아프리카 내 정권 불안과 대규모 사회적 폭동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밀과 쌀, 설탕의 주요 수출국들이 국내 물가 안정을 이유로 농산물 수출 금지 조치를 다시 꺼내 드는 '식량 보호주의(Food Nationalism)'가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식량 공급망은 2022년 전쟁 초기보다 더 극심한 혼돈에 빠져들 것으로 관측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