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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가 공세에 발목"… 대형 IPO 앞둔 앤스로픽, '기업가치 1.5조 달러'로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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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가 공세에 발목"… 대형 IPO 앞둔 앤스로픽, '기업가치 1.5조 달러'로 하향

美 리서치사 헤지이 "앤스로픽 분석의 핵심은 中 모델과의 경쟁"… 월가, '대규모 자본 파괴' 경고
3분기 매출 168억 달러로 성장세 둔화… 딥시크·즈푸 등 중국산 오픈웨이트가 글로벌 토큰 사용 절반 잠식
기업들 AI 지출 한도 설정 속 '토큰 가격 디플레이션' 직면… 앤스로픽 "데이터 증류 단속으로 대응"
앤스로픽(Anthropic)이 다음 달 예정된 초대형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중국발 저가 AI 돌풍'이라는 강력한 복병을 만났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앤스로픽(Anthropic)이 다음 달 예정된 초대형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중국발 저가 AI 돌풍'이라는 강력한 복병을 만났다. 사진=로이터
'클로드(Claude)' 개발사로 실리콘밸리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의 정점에 서 있는 미국 앤스로픽(Anthropic)이 다음 달 예정된 초대형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중국발 저가 AI 돌풍'이라는 강력한 복병을 만났다.

미국 선도 모델들과 불과 수개월 수준의 성능 격차를 유지하면서도 파격적인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스타트업들의 '오픈웨이트(가중치 공개)' 모델이 전 세계 AI 토큰 점유율을 급속도로 잠식하자, 앤스로픽의 수익 성장성과 가격 방어 능력에 의구심을 품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업가치 하향 조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10월 21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미국 유력 투자 리서치 기관인 헤지이 리스크 매니지먼트(Hedgeye Risk Management)는 중국산 AI 모델의 글로벌 수요 급증이 앤스로픽 상장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펠릭스 왕(Felix Wang) 헤지이 글로벌 테크놀로지 부문 전무는 "현재 앤스로픽을 분석할 때 기관 투자자들이 던지는 유일하고도 결정적인 질문은 바로 '중국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이다"라고 강조했다.

3분기 매출 168억 달러로 성장 감속… 중국산 오픈웨이트 '토큰 50%' 잠식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최근 비공개 투자자 브리핑에서 올해 3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약 50% 증가한 168억 달러(약 22조 8,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외형적으로는 견조한 증가세지만, 코딩 에이전트 도구인 '클로드 코드(Claude Code)'의 구독 열풍에 힘입어 2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배 이상 폭증했던 폭발적 성장세와 비교하면 확연한 둔화세다.

이러한 성장 감속은 중국산 오픈웨이트 모델들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확장한 시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AI 전문 연구기관 익스포넨셜 뷰(Exponential View)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AI 연산과 사용량의 핵심 지표인 '토큰(Token)' 수요의 약 절반을 중국산 오픈웨이트 모델이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AI 생태계의 약진은 수치로 증명된다. 베이징의 지푸AI(Z.ai·GLM)는 연초 대비 연간 환산 매출이 6배 이상 폭증했고, 항저우 기반의 딥시크(DeepSeek)와 문샷AI(Moonshot AI) 역시 폭발적인 사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이들 중국 기업은 시장 장악력을 바탕으로 최근 모델 서비스 이용료를 두 배 이상 인상했음에도, 서드파티 벤치마킹 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 분석 결과 여전히 미국 선도 모델 대비 압도적인 가격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성능 격차 역시 최신 클로드 모델과 비교해 불과 몇 개월 차이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토큰 늘어도 가격 떨어지면 무용지물"… 실리콘밸리 '자본 파괴' 공포


중국산 모델의 급부상은 앤스로픽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의 '가격 상한선(바닥 기준선)'을 강제로 끌어내리는 가격 파괴 효과를 낳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기업 고객들의 지출 통제도 앤스로픽의 발목을 잡았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최신 '응용 AI 지수'에 따르면, 글로벌 대기업의 약 4분의 3이 비용 절감을 위해 사내 AI 사용 한도(캡)를 엄격히 설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펠릭스 왕 전무는 "글로벌 토큰 총수요가 폭증하더라도, 가격이 정체되거나 하락 압력을 받는다면 앤스로픽이 추가적인 이익을 창출하기 어렵다"며 "중국 경쟁자들의 덤핑 공세가 없었다면 누렸을 프리미엄 가격 결정권이 완전히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미국 내 최대 라이벌인 오픈AI가 차세대 플래그십 'GPT-6 아스트라(Astra)'와 코덱스(Codex) 업그레이드를 무기로 부활하면서 앤스로픽의 입지는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은행 제퍼리스의 크리스 우드(Chris Wood) 글로벌 주식전략 총괄은 "저렴한 중국산 모델들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막대한 인프라 투자를 감행한 미국 AI 산업 전반에 '대규모 자본 파괴(Capital Destruction)'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가치 2조 달러→1.5조 달러로 후퇴… '모델 증류 단속'으로 반격


투자 심리가 냉각되면서 앤스로픽의 공모 시장 몸값도 낮아지는 분위기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당초 앤스로픽이 추진했던 목표 기업가치는 약 2조 달러(약 2,700조 원)에 달했으나, 최근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현실적인 눈높이로 1조 5,000억 달러(약 2,000조 원) 안팎이 거론되고 있다. 경쟁사인 오픈AI 역시 상장 시점을 내년 이후로 미룬 상태다.

앤스로픽은 중국 기업들의 '무임승차'를 막아 기술 격차를 방어하겠다는 입장이다.

앤스로픽은 그동안 중국 AI 랩들이 클로드의 산출물(데이터)을 무단 수집해 자사 모델을 학습·개량하는 이른바 '모델 증류(Distillation)' 행위를 불법적으로 저질러 왔다고 비판해 왔다.

회사 측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자사 시스템 내에서 무단 데이터 증류를 최대 99%까지 차단하는 강력한 방어 기술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증류 트래픽 차단 조치로 인해 비정상적인 유료 계정 접속이 대거 걸러지면서 3분기 매출이 5~7%가량 감소하는 직접적인 영향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 테크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최고급 모델을 베끼는 불법 증류 통로가 막히면서 자체 R&D 비용 지출이 늘어나겠지만, 이미 오픈소스 생태계 전반에 퍼진 중국산의 가격 파괴력은 앤스로픽의 상장 흥행에 무거운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이번 IPO는 미국 빅테크의 독점적 가격 프리미엄이 중국의 제조형 AI 공세 앞에서도 유지될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는 역사적 분수령"이라고 평가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