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제한 이어 추가 조치 시사...양국 갈등 전면 확산
비동맹 중립 이탈 지목...중·러 등 반미 세력 밀착에 대미 관계 악화
외국계 지분 강제와 광물 시장 충격...통상 마찰에 원자재 수급 비상
비동맹 중립 이탈 지목...중·러 등 반미 세력 밀착에 대미 관계 악화
외국계 지분 강제와 광물 시장 충격...통상 마찰에 원자재 수급 비상
이미지 확대보기남아프리카공화국 현지 시사 매체 더 커먼 센스는 10월 21일(현지시각) 레오 브렌트 보젤 3세 주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대사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 사항을 거부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후속 조치가 뒤따를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정부가 남아프리카공화국 관료들을 대상으로 비자 발급을 제한한 데 이어 경제 전반으로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선행 제재와 추가 조치 예고
미국 정부는 지난 9월 인종 기반 경제 정책과 백인 농민 대상 토지 무보상 수용을 주도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 인사들에게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비자 제재를 발표했다. 워싱턴 당국은 치안 대책과 투자 환경 개선을 포함한 5개 요구안을 제시하며 관계 개선의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요구안의 상당수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백악관을 대리해 협상을 이끌어 온 보젤 대사는 이번 경고가 외교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집행 단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보젤 대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미국의 입장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아이티가 겪었던 경제적 고립과 혼란을 언급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현행 정책을 고수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통상 제재와 경제적 후폭풍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비동맹 원칙 이탈과 외교 갈등
이번 갈등의 핵심 배경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외 노선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어느 강대국 진영에도 속하지 않고 중립을 지킨다는 비동맹 외교를 표방해 왔으나, 실제로는 중·러 등 미국의 적대 세력에 가까워졌다는 것이 미국 측의 시각이다.
보젤 대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쿠바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하마스를 두둔하며, 가자지구 사태와 관련해 이스라엘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한 점을 적대 세력 편향의 대표 사례로 지목했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내부 일부 세력이 냉전 시절 옛 소련과의 연대로 돌아가려 한다는 비판적 견해를 내놓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는 이스라엘 제소가 국제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조치이며, 자국의 외교는 헌법에 따른 주권적 선택이라고 맞서 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실질적 중립 원칙을 지키던 과거의 외교 기조로 복귀해야만 양국 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투자 규제와 광물 공급망 충격
경제 분야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외국계 기업 규제가 정면 충돌을 불렀다. 백인 우월주의 정권이 물러난 뒤 흑인의 경제적 지위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흑인 경제 역량 강화 제도가 해외 기업에는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위성 통신망으로 초고속 인터넷을 공급하는 미국 기업 스타링크의 인허가 문제도 마찰을 키웠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통신 당국은 시장 진입 조건으로 현지 흑인 측에 지분 30%를 넘겨줄 것을 요구했고, 보젤 대사는 이를 민간 자본을 내쫓는 무리한 행정 규제로 규정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역사적 불평등 해소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물러서지 않고 있어 양국 간 갈등이 조기에 진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미 외교 대립과 통상 마찰이 장기화할 경우, 배터리와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쓰이는 백금·망간을 비롯한 남아프리카공화국산 핵심 원자재의 글로벌 수급 체계 전반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