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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럽의 경제 열등생… 디플레 늪에 빠져 ‘허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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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럽의 경제 열등생… 디플레 늪에 빠져 ‘허우적’

[G50산업지도] 그리스

재정 구조조정- 관광수입 증가세 불구 여전히 경제 침체


최근 유가 하락 부채 개선에 도움


1人 GDP 구매력지수 세계 63위


유럽문화의 원류인 헬레니즘문명의 발상지였던 그리스는 비잔티움제국이 멸망하고 오토만제국의 지배를 받다가 1930년 런던회의를 끝으로 완전히 독립했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까지 주변 섬들을 점령해 그리스의 문화와 언어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1974년 군주제를 폐지하고 민주선거, 국민투표에 기반한 의회공화국으로 전환했다. 이후 끊임없는 경제발전계획을 이행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2010년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면서 국가부도상태에 처해졌다. 아직도 막대한 규모의 공공부채와 높은 실업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3~2007년 동안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4.0%로 유지했지만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예산적자와 공공부채가 늘어나면서 경제적 위기에 봉착했다. 공공재정의 악화, 부정확하고 신뢰성을 잃은 통계, 낮은 경제적 성과는 국채등급을 다운그레이드시켰으며 국가신용평가기관에서도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결국 2010년 디폴트를 선언했으며 현재 유럽연합(EU)으로부터 국내총생산(GDP)의 3.3%에 해당하는 경제원조를 받고 있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중·단기 대출금을 지원받았다. 정부는 정부지출의 삭감, 탈세 감소, 의료 및 연금 시스템의 체계화, 노동과 상품시장의 개혁을 포함하는 긴축정책을 채택했다. 초반에는 효과를 보는 듯했으나 결국 정부와 기업들이 재정에 허덕이기 시작했고 노동시장은 경직됐다.

2013년에 대출은 증가하고 세금은 인상돼 세수확보만 증가했다. 공무원들이 해고되고 공기업은 민영화했으며 건강 및 의료부문 지출은 억제하면서 사회는 혼란에 빠졌다. 올해부터 재정의 구조조정과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외화수입이 증가하면서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노동시장과 기업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의 경제현황을 평가하기 위해 GDP, 무역수지, 예산 및 공공부채, 노동력 및 실업률, 주요 제품 및 물가상승률 등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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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그리스의 2013년 GDP 구매력지수는 2012년 대비 106억 달러(약 11조7500억원)가 감소한 2671억 달러(약 296조8000억원)로 세계 51위다. 2007년~2013년 동안 GDP가 23.9% 감소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향후 2016년이 돼야 2007년 GDP의 81.6%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할 정도로 경기가 하락세다. 정부가 투자와 수출의 개선, 공공부채 감소, 획기적인 조세정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실질성장률은 2012년 -6.4%에서 2013년에 -3.8%로 상승했고 세계 216위에 위치해 있다. 올해 3분기(7~9월)에 0.7%로 성장했으며 지난해 동기대비 1.4%P 성장해 지난 6년간의 침체기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였다.

GDP 구성비율은 가계소비(72.7%), 정부소비(17.4%), 고정자본 투자(12.3%), 재고 투자(0.9%)로 이뤄져 있다. 가계소비가 70%를 넘어섰지만 높은 실업률로 인해 국민들의 가계소득이 위협을 받고 있다. 내수를 살리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소비는 20%도 안 되지만 이번 주요20개국(G20) 회담에서 인프라투자를 통한 수익성 환원을 강조한 만큼 내년부터 정책에 반영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무역수지 현황을 보면 2013년 무역적자는 201억9000만 달러(약 22조2000억원)로 2012년 무역적자 252억2000만 달러(약 27조9500억원) 대비 50억3000만 달러(약 5조7500억원)가 감소했다. 유럽연합(EU)에서 제기된 의견에 따라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유럽국가들이 연료에 활용될 원유 및 기타원료 수입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 역시 원료수입에 따른 외화지출이 줄어들고 공공부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기준 수출입 주요 대상국은 터키, 독일, 이탈리아, 불가리아, 러시아, 이라크 등이다. 광물성연료인 나프타를 러시아로부터 대량 수입하고 다시 가공 및 처리해 수출한다. 최근 터키와의 무역관계를 증진하기 위해 양국의 경제부장관이 협력체제에 대해 언급했다. 11월 24일에는 그리스 경제부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무역협력협정을 논의하기 위해 직접 리야드에 방문하기도 했다.

▲그리스북부도시테살로니키에서2만명의시민들이내핍정책에항의하는시위를벌이고있다.최근들어그리스경제는회복기미를보이고있으나그것이민생으로이어지지는않고있다.
▲그리스북부도시테살로니키에서2만명의시민들이내핍정책에항의하는시위를벌이고있다.최근들어그리스경제는회복기미를보이고있으나그것이민생으로이어지지는않고있다.
셋째, 공공부채는 2013년 GDP의 175.0%로 4312억 달러(약 477조9800억원)이며 2012년 대비 18.1% 증가해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지역에서는 공공부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과 부채탕감을 위한 노력은 2012년부터 진행 중이다. 정부는 부채상환기한을 현재 30년 만기대출에서 50년으로 연장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예산은 2013년 집행이 1062억 달러(약 117조7200억원)며 지출은 1160억 달러(약 128조5800억원)다. 과지출로서 GDP의 4.0%인 98억 달러(약 1조원)가 예산적자다. 11월 말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Fitch)가 그리스 재정이 GDP의 1.5% 예산흑자인 점을 반영해 신용평가 등급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지난 1~10월까지 누적 예산적자규모가 30억2800만 달러(약 3조3839억원)로 2013년 36억5900만 달러(약 4조889억원) 대비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상태다.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예산지출삭감 정책으로 2013년 9월 이후 은퇴한 공무원들의 복지기금을 최대 50%까지 삭감하기도 했다.

넷째, 2013년 기준 노동인구는 전체인구 약 1070만명 중에서 491만8000명으로 45.9%의 인구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 80위의 인구와 79위의 경제활동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노동비율은 농업(12.4%), 산업(22.4%), 서비스(65.1%)로 구성됐다. 주로 관광과 제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대부분이며 2013년 기준 1인당 GDP 구매력지수는 2만3600달러(약 2600만원)로 세계 63위다. 문제는 청년층의 근로의지와 취업참여도가 낮다 보니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업률은 2012년 24.3%에서 2013년 27.9%로 3.6%P 상승했다. 올해 8월 실업률은 25.9%로 전월 대비 1.9%P 하락했지만 여전히 유럽지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유하고 있다. 청년실업률은 통계가 난무하고 신뢰성이 없지만 대략 50%에서 등락하고 있으며 2명 중 1명이 실업자다.

다섯째, 주요 농업제품에는 밀, 옥수수, 보리, 사탕무, 올리브, 토마토, 와인, 담배, 감자, 쇠고기, 낙농제품 등이 있다. 주로 과일 및 견과류를 수출하고 있으며 국가에서는 올리브와 포도주를 주요 관광상품으로 지정해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주력산업은 관광, 가공식품, 담배, 섬유, 화학, 금속제품, 광업, 석유 등이다. 관광으로 인한 외화매출에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광업은 광물성연료인 나프타 제조에 주력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2013년 -0.8%로 2012년보다 2.3%P 하락했다. 올해 11월 물가상승률은 -1.7%로 지난해 동월 대비 2배 이상 하락했다. 이미 초저인플레이션, 즉 디플레이션으로 들어선 것이며 중앙은행에서도 유럽중앙은행의 금리정책에 맞춰 내년에 인상하려 했으나 12월 초 유럽중앙은행이 0.05%라는 초저금리를 동결해 난항에 빠졌다.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