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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집착하는 한국인..저비용항공사의 서비스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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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집착하는 한국인..저비용항공사의 서비스 고민

[글로벌이코노믹 강준호 기자] 해외 저비용 항공사(LCC)는 물 한잔조차 돈을 받는 '짠돌이 서비스'로 티켓 가격을 낮추고 있다. 그러나 국내 LCC는 서비스를 줄이면 '야박하다'는 평판을 받을까 두려워 대형 항공사 못지 않은 서비스를 해왔다.

최근 국내 LCC가 서비스의 적정선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기본 서비스를 고집하면 티켓 값을 낮출 수 없다. 이 때문에 국내 LCC는 외국사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게 사실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가 이달 초 좌석지정 서비스를 유료화 했다. 좌석 위치에 따라 5000원~1만5000원의 추가 요금을 받는다. 이전에는 인터넷에서 무료로 좌석을 지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먼저 차지하는 사람이 임자였다.

이에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해 7월부터 좌석지정 서비스를 유료화했다. 부산에어, 이스타, 티웨 등 다른 항공사들은 아직 유료화로 전화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항공사들이 무엇보다 고민인 것은 기내식이다.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우리나라 승객들이 특히 기내식에 대한 '집착'이 강하기 때문이다. 기내식을 항공여행의 상징처럼 여긴다.

제주항공이 2013년 9월 생수를 제외한 모든 음료와 기내식을 전면 유료화하기로 결정했다. 메뉴별로 8000원에서 최대 2만원까지 받는다. 그러나 제주항공의 LCC 다운 결단을 따라하는 항공사는 아직 없다.

진에어, 부산에어, 이스타, 티웨이항공은 여전히 기내식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대형 항공사처럼 식사 수준은 아니다. 편의점에서 파는 김밥 정도의 간단한 요깃거리를 제공한다.

제주항공의 유료 기내식 스테이크
제주항공의 유료 기내식 스테이크

최근 익스피디아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11개 국 여행객 3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 49%가 비용 절감을 위해 기내식을 포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반면 한국 여행객은 24%만 기내식을 포기 한다고 답변 할 만큼 여전히 기내식을 포함한 기본적인 서비스는 누리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부산의 국제선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기내식<br />
에어부산의 국제선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기내식

저비용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가격과 서비스가 완전히 반비례하는 요소라 물리적으로 함께 가기 힘든 부문이 있다”며 “고객의 거부감이 들지 않는 선에서 부터 서서히 유료화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정착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운임 비용은 대형 항공사 대비 20%가량이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 국적항공사와 해외 저비용항공사 간 가격차이가 40%를 넘는 것에 비교하면 국내 LCC 가격이 비싼 편이다.

장기적으로 해외 저가항공사들과 경쟁하고, 유류가격 등의 변동요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저가항공사들의 기내서비스 유료화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비용 항공사가 낮은 운임을 책정 할 수 있는 핵심은 모든 기내 서비스를 선택적으로 구입하게 하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가 전면적인 서비스 유료화를 선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호 기자 invinci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