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가 미세먼지로 얼룩졌다. 중국과 몽골에서 발원한 올해 최악의 황사가 한반도로 넘어오면서 전 국민의 호흡기를 공격했다. 8일 현재 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나쁨’이다.
하지만 비싼게 흠이다. 최소 20만~30만원은 줘야 쓸만한 공기청정기를 구입할 수 있다. 보이지도 않는 미세먼지와 싸우려 해도 돈이 너무 든다.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만 간다.
우리 국민들은 비싼 가격에 가만히 주저 앉지 않았다. DIY(Do It Yourself)로 직접 공기청정기를 만들어 미세먼지와 싸우고 있다. 다양한 제작방법 중 가장 ‘저렴한’ 방법을 선택해 공기청정기를 만들어 봤다.
인터넷에 공개된 다양한 DIY 공기청정기는 대부분 몇만원이 쓰인다. 이 비용도 비싸다고 느끼는 국민들을 위해 가장 싼 가격으로 제작했다. 집에 하나쯤 있을법한 스탠드형 선풍기에 필터를 씌웠다. 비용은 1000원, 시간은 1분 정도 걸렸다.
8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미세먼지 농도는 287㎕/㎥다. 미세먼지 측정 앱은 방독면이 그려진 아이콘과 함께 ‘최악, 절대 나가지 마세요’라는 문구를 화면에 띄운다.
결과는 ‘1000원의 행복’이었다. 선풍기 앞에 장착한 필터에는 희뿌연 먼지가 가득했다. 짧은 시간 작동해봤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시도였다.
수십만원짜리 제품과 비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의 DIY 공기청정기지만 나름 쓸만해 보였다. 물론 수작업으로 공기청정기가 실제로 효과가 뛰어난지는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공기청정기를 만들고자 하는 소비자의 심리는 불안감에서 출발한다. 미세먼지로 마음 편히 창문 하나 열지 못하는 세상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저렴한 DIY 공기청정기는 이러한 불안감을 다소 해소시킬 수 있는 새로운 하나의 창구로 판단된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