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 AtoZ➁] 삼성·LG전자 ‘프리미엄화’, 유진로봇 ‘가성비’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가전업계의 키워드는 ‘계절성’이다. 날씨와 환경에 따라 주력으로 판매되는 제품군이 다르기 때문이다. 봄에는 공기청정기, 여름은 에어컨 등에 집중해 판매확대에 최선을 다한다.

반면 청소기 시장은 계절가전과 달리 1년 내내 팔리는 ‘스테디셀러’다. 특히 로봇청소기 시장은 지난 2009년 5억600만달러(약 5730억원)에서 연평균 15%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에는 30억달러(3조396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유진로봇 등 로봇청소기를 판매하는 주요 가전업체는 해당 시장에서 패권을 잡기 위해 혁신제품 개발과 동시에 대규모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➀ 삼성·LG·유진로봇, 천하통일 꿈꾸는 삼국대전
➂ 세컨드가전서 퍼스트가전으로 거듭난 로봇청소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봇청소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프리미엄화’다. 이는 양사의 최근 제품 생산전략과 유사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미국 고급 빌트인 가전업체 ‘데이크’를 인수하며 고급 생활가전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초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를 출시해 해당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시그니처는 ▲기술혁신으로 이룬 압도적인 성능 ▲본질에 충실한 정제된 디자인 ▲직관적 사용성 등을 갖춘 LG전자의 프리미엄 제품군을 통칭하는 단어다.

삼성·LG전자 로봇청소기는 프리미엄이라는 단어에 걸맞게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표 로봇청소기 파워봇 VR7000의 온라인 판매가는 공식판매처 기준 88만원이다. 최근 출시된 무선청소기 ‘파워건’(124만원)과 36만원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한정판으로 제작된 스타워즈 에디션의 경우 다스베이더 버전이 799달러, 스톰트루퍼 버전이 699달러다. 국내에 판매될 경우 80만~90만원대에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청소동선을 최적화하는 내비게이션 카메라와 장애물 회피 센서 등이 탑재돼 비교적 높은 가격이 매겨졌다. 아울러 높아진 가격 만큼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으로 똑똑하고 편리한 동반자가 됐다.

LG전자 AI 로봇청소기는 곧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2년 전 유인원 단계에 불과했던 LG전자의 AI 기술은 올해 ‘어린이’ 수준까지 성장했다. 소비자 입장에선 AI 수준향상은 쌍수 들고 반길 일이지만 판매가격 상승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LG전자가 연말 출시할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R9의 가격은 100만원 중반대로 알려졌다. 전작 로보킹에 비해 2배 가량 비싸다. 6~7세 지능과 함께 스마트기능이 포함된 R9은 89만~129만원에 판매 중인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의 가격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R9의 가격 책정과 관련해 제품에 사용된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판매가가 다소 높게 책정됐다고 밝혔다. 경쟁사 제품에 비해 높게 책정된 가격은 승승장구 중인 H&A사업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유진로봇은 삼성·LG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품가격이 저렴하다. 청소기 본연의 기능에 집중해 가격을 낮췄다. 유진로봇의 로봇청소기 브랜드 '아이클레보'는 30만~60만원대에 판매된다. 제품 라인업에는 ▲오메가 ▲아이언맨 ▲팝 등이 포함돼 있다.

유진로봇 관계자는 “아이클레보 오메가는 타사 로봇청소기와 비교 실험시 가장 높은 청소성능 결과가 나왔다”며 “IEC 국제 테스트 환경기준에 입각해 시리얼·파스타·모래 등의 흡입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가장 높게 측정됐다”고 설명했다.

유진로봇 아이클레보는 최근 일렉트로마트 스타필드 하남점과 고양점, 영등포, 킨텍스, 은평, 죽전점 등 총 6개 지점에 입점했다. 소비자가 직접 체험해보고 제품 구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