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달 말 러시아에 8K QLED TV를 선보인다. 러시아는 인구 1억4000만명에 달하는 거대시장인데다 동유럽은 물론 서유럽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전진기지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국내는 물론 러시아에도 8K TV를 출시해 차세대 첨단TV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초대형 T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75·85인치 두 모델을 선보이게 됐다”며 “이 두 모델 외에 다른 크기 제품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은 없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IFA 2018’에서 ‘8K QLED’를 처음 공개했다. 이 제품은 풀 HD(1920×1080) 대비 16배, 4K(3840×2160) 대비 4배 더 많은 화소를 적용해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다.
당시 삼성은 65인치·75인치·82인치·85인치 등 초대형 라인업을 공개하며 대형화하는 TV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9월 유럽을 시작으로 미국과 국내에 8K QLED를 잇달아 내놓는 등 글로벌 출시를 본격화했다.
삼성 8K QLED에 대한 시장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유럽에선 사전 예약 물량이 목표치를 넘어섰다. 지난 1일 판매에 돌입한 국내 시장에서도 당초 목표보다 1.5배 이상 많이 팔리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75인치 이상 제품이 국내 판매량의 82%를 차지한다.
삼성전자는 국내와 유럽 시장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출시를 늘려 8K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이달 말 8K QLED를 선보인 러시아는 정부가 디지털 방송 전환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프리미엄 TV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프리미엄으로 분류되는 한 대당 2500달러(약 284만원) 이상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시장점유율이 43.3%를 기록했다. 이는 LG전자 점유율(25.8%)의 약 2배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북미를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에 8K QLED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더 작은 크기 제품을 내놓아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7일 8K QLED 기자간담회에서 “더 큰 인치와 더 작은 인치를 내놓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때 한 번 보라”고 밝혔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