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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27일 주총 ‘경영권 향배’ 어디로…관전 포인트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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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27일 주총 ‘경영권 향배’ 어디로…관전 포인트 4가지

조원태 회장 연임 여부·국민연금 향배·장기전 나선 3자 연합·檢 리베이트 의혹 수사



오는 27일 열리는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경영권 향배를 둘러싼 조원태 그룹 회장과 반(反)조원태 진영 '3자 연합'간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오는 27일 열리는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경영권 향배를 둘러싼 조원태 그룹 회장과 반(反)조원태 진영 '3자 연합'간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사진=뉴시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정기 주주총회가 27일 막을 올리는 가운데 이번 주총은 그룹 경영권 향배를 둘러싼 조원태 그룹 회장과 반(反)조원태 진영 '3자 연합'간 한판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양측은 모두 주총 승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표 대결 우위를 점하지 못해 승패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주총의 최대 관건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건이다. 조 회장 누나 조현아 전(前)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강성부펀드(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은 대한항공의 과도한 부채 비율과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하며 조 회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조 회장을 비롯한 한진그룹 내부는 노조와 전직 임원회 등까지 조 회장 연임을 지지한 상태다.

3자 연합이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들의 선임 가능성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최근 조 회장을 비롯해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 부문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을 권고하면서도 ‘3자 연합’이 제안한 이사진 후보들 가운데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에 찬성 의견을 냈다. ‘과거 타사 경영과 사외이사 경험이 도움이 될 것' 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특히 이번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이 있는 주주명부 폐쇄 직전 지분율은 조원태 회장 측이 33.44%, 3자 연합이 31.98%로 양측 지분율 격차가 1.46% 포인트에 불과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한진칼 지분 2.9%를 거머쥔 국민연금의 결정도 중요 관심사다. 국민연금은 최근 위탁운용사에 의사결정을 맡기지 않고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주총에서 어느 쪽 손을 들어줄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시장에선 국민연금 의결권 자문사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최근 조 회장에 찬성 의견을 낸 점을 감안해 국민연금도 조 회장에 표를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총 이후도 문제다. 3자 연합의 KCGI와 반도건설이 최근 한진칼 지분을 매입해 지분율이 각각 18.69%와 14.95%로 늘어나 '장기전'을 준비하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3자연합 지분율은 조 전 부사장(6.49%)을 포함해 40.12%로 늘어났다. 3자 연합은 이번 주총에 패하더라도 40% 이상의 지분을 이용해 임시 주총을 요구할 수 있어 계속해서 ‘조원태 흔들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에 맞서 조 회장 진영도 지분을 늘려가고 있지만 막대한 자금을 지원할 우군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게 시장 안팎의 분석이다.

이번 경영권 분쟁 속에서 불거진 ‘에어버스 항공기 리베이트 의혹’은 주총 이후 최대 변수로 꼽힌다.

채이배 민생당 의원은 얼마전 “프랑스 검찰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대한항공과 1996년부터 2000년까지 A330 항공기 10대 구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대한항공 전직 고위 임원에게 1500만 달러(약 188억 원) 지급을 약속했다"며 "2010년부터 2013년까지 3차에 걸쳐 총 174억 원 상당의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채 의원과 시민단체가 최근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등 경영진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대한항공측은 “조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들은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조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 3자 연합의 ‘경영권 퇴진’ 공세 명분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한진그룹은 24일 일개 투기 야합 세력인 3자 연합이 회사를 벼랑 끝에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하며 주주들에게 현 경영진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한진그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내고 "현재 대한민국 항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대한항공 또한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한진그룹은 "심각한 위기에서 항공 산업에 무지한 비(非)전문경영인들이 한진그룹과 대한항공 경영을 맡으면 6개월도 견디지 못하고 파산에 이르게 될 것은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