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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1兆 유상증자로 한진칼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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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1兆 유상증자로 한진칼에 쏠리는 눈

13일 대한항공 이사회서 유상증자 방식·시기 결정
현금 부족한 한진칼, 유증 참여 자금조달 방식 ‘주목’
매각·대출·자유상증자 놓고 고심, 유증시 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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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대한항공이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키로 하면서 시선은 한진칼로 모아진다.

대한항공 지분 29.96%를 보유한 한진칼이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약 3000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자금 조달 방식에 따라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대한항공은 이사회를 열고 1분기 실적을 비롯한 유상증자 추진 안건 등의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대한항공 1조 유상증자 추진은 지난달 정부가 1조2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키로 한 데 따른 자구 노력의 일환이다.

유상증자 방식은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늦어도 내일 오전까지 이사회 확정 내용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추진으로 지분 방어와 경영권 확보 차원에서 한진칼의 참여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인 한진칼이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진칼의 지난해 현금성 자산은 1400억 원 수준으로 3000억 원 규모의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는 쉽지 않다. 때문에 보유자산을 매각하거나 담보 대출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는 한진칼 자체 유상증자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과 경영권 분쟁이 재촉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진칼의 유상증자는 상정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보유자산 매각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수합병(M&A)시장이 원활하지 않아 유상증자 시점에 매각도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담보 대출도 원활하지 않다는 점에서 한진칼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치열한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KCGI는 올해 지분을 늘려 19.36% 확보한 상태다. 반도건설도 16.90%까지 늘렸고, 조 전 부사장 6.49%과 합하면 총 42.75%다. 반도건설의 의결권 제한으로 지난달 주총 당시 인정된 3자 연합의 지분율은 31.98%였다.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을 비롯해 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 특수관계인, 델타항공, 대한항공 사우회, GS칼텍스 등 총 41.5%가량으로 지분 경쟁에서 현재로선 3자 연합이 앞서 있다.

한진칼이 유상증자를 택할 경우, 3자 연합의 적극 참여를 전제로 현 지분율로 우선 배정한다는 점에서 향후 3자 연합이 확고한 지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3자 연합측의 실권주 발생을 배제할 수 없지만, 한진칼의 백기사인 델타항공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유상증자 참여 여부는 불투명하다.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은 14.9%다. 델타항공뿐 아니라 조 회장 모친인 이 고문과 조 전무, GS칼텍스 등도 경영권 방어를 위한 유증 참여에 적극 나설지도 의문이다.

한편 한진칼은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여부 등을 논의한다. 다만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고 추가 이사회를 개최해 확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