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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팔 건 팔고 지킬 건 지킨다"...HIC에 1조 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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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팔 건 팔고 지킬 건 지킨다"...HIC에 1조 수혈

이사회 열고 9억 500만 달러 대여 의결
만기 도래 차입금 상환, 운영자금 충당
"자금 재조달 지연 고려, 유동성 영향無"
팔 건 팔고 살릴 건 살린다…탄력적 대응

대한항공 보잉787-9 여객기가 이륙중이다. 사진=대한항공이미지 확대보기
대한항공 보잉787-9 여객기가 이륙중이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 설립한 자회사 한진인터내셔널(HIC)에 9억 5000만 달러(약 1조 1170억 원)를 긴급 수혈한다.

대한항공은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어 HIC에 대한 자금 대여안을 심의·의결했다고 17일 밝혔다. HIC는 대한항공에서 빌리는 9억 달러로 만기가 다가온 차입금을 상환하고 나머지 5000만 달러는 호텔산업 타격에 따른 운영자금으로 쓴다.
이번 결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HIC 주력 사업인 호텔, 사무실 임대 수요가 감소하면서 리파이낸싱(Refinancing·자금 재조달)이 지연된 데 따른 것이다. 일시적으로 자금 운용이 어려워지면서 대한항공 신용을 HIC가 잠시 빌리는 개념이다.

대한항공은 3억 달러를 수출입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HIC에 재대출 해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대출금을 전달하는 구조로 대한항공 유동성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3억 달러는 대한항공이 미국 현지 투자자와 HIC 지분 일부 매각과 연계해 브릿지론(단기 차입 등으로 자금을 일시적으로 조달하는 대출)으로 조달한다. 나머지 3억 달러는 담보부대출로 공급한다.

HIC는 대한항공으로부터 빌린 돈 중 3억 달러는 오는 10월에 브릿지론을 확보해 상환하고 또 다른 3억 달러는 내년 호텔·부동산 시장 위축이 해소되고 금융시장이 안정화되면 담보대출을 받아 갚을 예정이다.

1989년 설립된 HIC는 2017년부터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월셔 그랜드 센터를 재건축해 운영 중이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숙원인 월셔 그랜드 센터는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가졌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아 유동성 위기를 겪었으나 기내식 사업 매각과 유상증자에 성공해 자금 운용에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이번 1조 원대 대여 결정은 '팔 건 팔고 지킬 건 지키겠다'는 뜻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