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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70 숨길 수 없다면 드러내라"....이색 마케팅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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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70 숨길 수 없다면 드러내라"....이색 마케팅 눈에 띄네

제네시스 중형 SUV GV70 '위장 마케팅' 주목
'카무플라주'로 외관 숨기고 호기심은 극대화
위장막 입고 1개월 시험 주행, 자신감 내비쳐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지난달 27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70' 위장막 사진을 공개하며 신차 마케팅에 나섰다.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지난달 27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70' 위장막 사진을 공개하며 신차 마케팅에 나섰다.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올해 4분기에 출시할 예정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70'이 이색 마케팅을 펼쳐 눈길을 모으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GV70에 위장막을 두르고 전국을 누비고 있다. 자동차 위장막은 신차 출시 전 외관 유출을 막기 위한 수단이지만 현대차는 오히려 소비자 호기심을 자극해 제품 홍보에 적극 이용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GV70 위장 필름 사진을 지난달 29일 공개했다. GV70은 세단 'G70', 'G80', 'G90', 그리고 첫 SUV 'GV80'에 이은 다섯 번째 차량이다. GV70은 대형급인 GV80보다는 한 체급 작은 중형 SUV다.

GV70에 입혀진 위장 필름 무늬는 '카무플라주(Camouflage·위장)'다. 카무플라주는 본래 군(軍)에서 적으로부터 공격을 피하려고 군복이나 군함 등에 사용하는 무늬다. 자동차 업계는 착시를 일으켜 차량 겉면 굴곡이나 선, 외형을 알아보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사용한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일반적으로 위장막 차량이 시험 주행하는 모습조차도 외부에 공개되는 것을 꺼린다. 도로에서 카메라를 들고 위장막 차량을 찍으려 하면 시험 주행 중인 차량이 속력을 내며 쫓아오는 차량을 따돌리려 애쓰기도 한다. 물론 위장막을 친 사진이 공개됐을 때 신차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마냥 싫어하지는 않는다.

제네시스는 GV70 마케팅에 이 점을 활용했다. 위장막을 친 모습을 대외에 드러내 차량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심지어 차량 보닛과 옆면에는 QR코드를 집어넣었다. 또 한 달 동안 전국을 돌며 시험 주행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길을 가다 위장막 차량이 보이면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어보라는 뜻이다. QR코드를 찍으면 GV70을 소개하는 공식 홈페이지로 접속된다.

제네시스의 위장 마케팅에는 카무플라주에 대한 자신감도 엿보인다. GV70에 사용된 카무플라주는 제네시스 고유의 디자인 주제 'G-매트릭스' 무늬를 무광 재질 필름에 인쇄한 것이다. 복잡한 무늬로 사람 눈과 뇌가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체계를 흐트리고 동시에 빛의 반사를 막아 카메라 초점이 쉽게 잡히지 않게 했다.
어차피 눈으로 보거나 카메라로 찍어봐야 일반인들이 외관을 쉽게 유추해 내지는 못할 테니 위장막 차량이 갖는 '신비 효과'만을 노리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투싼ix' 출시를 앞둔 2009년 8월 청바지 모양 위장막을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를 위해 당시 세계적 유명 청바지 업체 '게스(GUESS)'와 손잡았다. 젊은 층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이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도 비슷한 방법을 신차 홍보에 활용하곤 한다. 독일 자동차업체 BMW는 2018년 '8시리즈 컨버터블' 모델 출시를 앞두고 검정 바탕에 흰색 선이 얼기설기 그어진 위장막 차량을 공개했다. 이듬해 독일차 업체 아우디는 전기차 'e-트론'에 빨강과 검정, 은색을 조합한 위장으로 젊고 세련된 인상을 줬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GV70 시험 차량에서도 제네시스 브랜드 정체성이 느껴지도록 G-매트릭스 패턴(무늬) 필름을 별도 제작했다"라며 "한 달간 시험 주행을 통해 차량을 최종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