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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상반기 방산·민수 실적 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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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상반기 방산·민수 실적 호조

美서 인정받은 기술력으로 항공·방산 매출 대폭 증가... 코로나19 여파서 완전 회복
‘스페이스 허브’ 조직해 우주 산업 공략 박차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사진=한화그룹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사진=한화그룹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올 상반기 주력 사업인 ‘항공 엔진·방산’ 부문과 그 외 민수(비방산) 부문에서 모두 실적 호조를 일궈냈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서 완전히 회복했다. 이와 함께 우주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뉴 스페이스(민간 주도 우주 개발)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동안 항공 엔진 사업, K9 자주포 사업(방산업) 등에서 역량을 길러왔다. 이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항공 업체들과 거래를 지속해 항공 엔진·방산 부문 실적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이에 더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래에도 규모가 커질 우주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는 등 신사업 육성에도 앞장 서고 있다.

◇ 항공 엔진·방산 역량 길러 코로나19 팬데믹 정면돌파...민수 사업도 승승장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2조8988억 원을 기록해 코로나19 여파가 한창인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 2조2200억 원과 비교해 30.5% 늘어나는 실적 호조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아직까지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처럼 빠르게 회복한 데에는 총 사업의 65%를 차지하는 항공 엔진·방산 부문 사업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 엔진·방산 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1조5199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8772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 엔진 기술력은 전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 현지에서도 인정 받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HAU)은 지난 3월 미 항공 엔진 제조사 P&W로부터 최고 협력업체로 인정받아 ‘골드(Gold) 등급’을 얻었다. HAU는 항공 엔진에 들어가는 고부가 회전체 부품 '일체식 로터 블레이드'와 케이스 등을 생산해 P&W, 제너럴일레트릭(GE)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HAU가 골드 등급을 받은 데에는 P&W의 모회사 레이시온(RTX) 평가 프로그램 요건인 ‘지난 12개월 동안 품질에서 단 1건의 문제없이 100% 완벽한 납기 준수’를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미 방산업체(RTX) 요건을 충족시켰다는 것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기술력이 이미 세계 최고의 신뢰도를 확보했다는 얘기다.

P&W, GE, 롤스로이스 등 세계 3대 엔진 제조업체들과 손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으로도 항공 엔진 분야에서 맹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 방산업체 한화디펜스가 생산하는 K9 자주포도 전세계를 누비고 있다.

1989년 연구가 시작된 후 1999년 한국 육군에 핵심무기가 된 K9은 지난 2001년 터키에 대규모 물량을 수출한 이래 20여 년 동안 핀란드, 인도, 노르웨이 등에 수출됐다. K9이 이 같이 오랜 기간 동안 해외에 수출되는 등 제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관련 장비 업그레이드를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지난 2013년 제73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K9 자주포 성능개량 사업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K9 자주포 성능개량 사업이 본격화 됐으며 이후 자동사격통제장치, 조종수야간잠망경, 보조동력장치 성능이 대폭 강화된 K9A1이 등장했다.

한화디펜스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이를 더욱 업그레이드 해 오는 2028년 K9 자주포 최신 버전인 K9A2를 실전에 배치하기 위한 성능 개선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계열사 민수분야 업체 한화테크윈(시큐리티 부문)은 미국에서 CCTV 사업을 꾸준히 성장시키고 있으며 한화정밀기계(산업용장비 부문)는 중국 소형가전과 발광다이오드(LED)분야에 사용되는 칩마운터(기판에 칩을 설치하는 기계) 판매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시큐리티 부문·산업용장비 부문은 각각 상반기 매출액이 3263억 원, 3372억 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규모를 일궈냈다. 이러한 실적 호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개선에 도움이 됐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5년 한화그룹 계열사가 된 이래 신용등급이 줄곧 ‘AA-/안정적’을 유지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2015년 삼성그룹과의 ‘빅딜’로 옛 한화테크윈을 인수했고 이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그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8년 감시장비 사업부를 분리해 한화테크윈을 설립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에빗다(EBITDA)마진, 순차입금/EBITDA 배수 등이 개선돼 신용등급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빗다는 '세전·이자지급전이익' 혹은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을 말한다. 이자비용, 세금, 감가상각비용 등을 빼기 전 순이익이다. 쉽게 설명하면 에빗다는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사진=한화그룹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사진=한화그룹

◇'스페이스 허브' 가동해 우주 사업 기반 닦아

한화그룹은 지난 3월 그룹 내 우주항공산업을 전담하는 조직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해 우주 시장 공략 의지를 밝혔다. 특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장남인 김동관(38·사진) 한화솔루션 사장이 스페이스 허브를 진두지휘해 업계 관심이 모아졌다.

스페이스 허브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계열사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계열사와 우주항공 전문기업 쎄트렉아이 등이 포함됐다.

쎄트릭아이는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1월 지분 30%를 인수한 국내 유일의 민간 인공위성 제조·수출 업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스페이스 허브 조직을 운영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발사체에 쎄트렉아이 위성을 싣고 한화시스템 통신체계를 탑재시키는 우주 산업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 나가겠다”며 기업 간 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더해 스페이스 허브는 발사체, 위성 등 제작 분야와 통신, 지구 관측, 에너지 등 서비스 분야로 나눠 연구·투자에 집중해 관련 산업에서 우수인재를 적극 영입하기로 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화시스템은 지난 8월 영국 우주 인터넷 기업 원웹(OneWeb)에 3억 달러(약 3450억 원)를 투자해 우주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우주인터넷 시장 규모가 향후 20년 안에 최대 5820억 달러(약 670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우주인터넷 시장이 갈수록 커지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계열사가 미래 먹거리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