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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조선업계, 2022년 수퍼사이클은 느리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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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조선업계, 2022년 수퍼사이클은 느리게 다가온다

과거 수퍼사이클 때보다 낮은 현 LNG운반선 가격
중국정부의 철강 생산 제한 완화적 조치가 필요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삼성중공업 거제 조선소,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에서 선박이 건조되고 있다. 사진=각 사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삼성중공업 거제 조선소,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에서 선박이 건조되고 있다. 사진=각 사 제공
조선3사는 올해 역대 급 신조선 수주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지난해만 못하다. 이에 더해 2022년에도 조선업 수퍼사이클(초호황)이 느리게 다가온다는 전망이 나와 업계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금용정보 제공업체 FN가이드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영업손실 624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역시 1조2940억 원, 1조1094억 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즉 조선3사의 올해 실적은 지난해 실적대비 부진한 상황이다.
메리츠 증권리포트에 따르면, 강재가격 변동, 선가인상 가속화 등이 맞물려 점차 수익성 개선이 발생할 예정이지만 기대 만큼의 급격한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LNG운반선 가격, 과거 수퍼사이클과는 다른 양상


한국 조선업계의 주력선종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이다. 이는 벌크선, 원유운반선 등 보다 부가가치가 높으며, 매해 한국 조선업계가 전세계 발주 물량의 대부분을 수주하는 효자 선종이기도 하다.

다만 지난 2003~2007년 수퍼사이클 시절과 2017년부터 최근까지의, 선가와 LNG운반선 관련 강재투입원가가 크게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게 문제다.

메리츠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과거 수퍼사이클 시절에는 척당 LNG운반선 가격이 1억5900만 달러에서 2억2000만 달러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선박건조에 투입되는 강재의 원가는 700만 달러에서 1300만 달러까지 상승했다. 강재가격 변동이 심했으나 선가가 충분히 상승했기에 당시 한국 조선업계는 호황 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

과거와는 다르게 최근에는 선가 상승이 가파르지 못하다. 2017년 1억8000억 원이던 LNG운반선 가격은 올해 들어서 2억 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다만 같은 기간 강재원가는 1000만 달러에서 2000만 달러까지 크게 상승했으며, LNG운반선 가격 또한 과거 수퍼사이클 시대의 선가보다 낮은 상황이다.

앞으로 대규모 프로젝트인 카타르 발 LNG운반선 건조가 본격화 된다 해도 충분한 선가 상승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한국 조선업계의 실적 개선 또한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2분기가 조선업황의 변곡점


메리츠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내년 2분기가 조선 업황의 변곡점으로 예상된다.

선가 변동이 조선업계의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만 이에 대해 조선사가 간섭하기에는 쉽지 않다. 전세계 선사들과의 계약을 통해 선가가 확정된다고는 하지만 클락슨리서치 등 전세계 조선·해운 기관에서 선가 평균치가 공개되고, 이는 계약에 일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조선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기 위해선 후판 등 강재가격의 인하가 동반돼야 한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이후 중국정부의 철강 생산 제한에 완화적 조치가 이행된다면 2분기부터 중국 열연, 후판 등의 유통가격이 700달러 수준까지 하락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여전히 선사들의 발주량은 늘어날 것이기에 선가 상승과 강재투입원가 하락이 동시에 발생한다면 수익 안정화가 나타날 것이다”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후판 가격은 110만~115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연구원의 예상대로 중국정부의 철강 생산 제한이 완화된다면, 다량의 중국산 후판이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 유통될 것이고, 이는 국내 후판가격 하락을 촉진시킬 것이다.

대규모 수주물량은 확보했지만 여전히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조선업계가 2022년에는 선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